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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온라인 개학 "대체로 원활" vs "쌍방향·먹통·늦잠·고3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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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중3·고3 출석률 98.8%, 지난해 3월보다 5%p↑

서버다운 없고, 자작 콘텐츠 효과적, 교사들 혼신

쌍방향 적고, 일부 먹통, 늦잠 속출, 고3지도 한계

뉴시스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9일 오전 광주 서구 상일여자고등학교에서 온라인 개학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0.04.09.wisdo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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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일인 9일 일선 학교에서는 "대체로 원활했다. IT 강국을 실감했다"는 긍정적 평가와 "현실적 한계와 보완할 사안이 적지 않다"는 냉철한 비판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고3과 중3을 대상으로 1차 온라인 개학이 시행된 9일, 광주·전남 일선 학교에서는 '원격수업+재택공부'라는 사상 초유의 교육 실험이 347개 중학교와 212개 고등학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첫날 운영 결과, 대다수 학교에서 긍정적 측면과 우려스런 부분이 뒤섞였다.

우선, 비대면 수업인데도 출석률은 되레 예년보다 높았다. 12시 현재 광주지역 중3, 고3 학생 2만8595명 중 2만8255명이 원격수업에 참여, 98.81%의 출석률을 기록했다. 결석학생은 340명(중3 118, 고3 222)이었다. 지난해 3월 출석률 93%보다 5.8%p 높았다.

인터넷 동시접속에 대비, 학교별로 최대용량 500MB를 제공한 가운데 학내망 기준으로 중학교는 282MB, 고등학교는 243MB로 네트워크 과부하는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다.

교사들의 헌신이 빚어낸 자체 제작 콘텐츠로 빛났다. 상일여고의 경우 전체 수업의 50%를 자체 제작 콘텐츠로 채웠다. 함께 문제를 풀어가야 수학과목은 '판서' 형식으로, 역사는 지도나 차트를 활용한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국어는 '교과서 필기'와 목소리위주로 '맞춤형 수업'이 이뤄졌다. 교원3단체가 힘을 보탠 경제수학, 한문콘텐츠도 수업의 질을 높였다.

상일여고 한 교사는 "3주전부터 온라인 교육 연수를 받고 수업콘텐츠를 개발해왔다"며 "교사 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1~2주씩 앞서 과목별 수업을 녹화해놨다"고 말했다.

녹화한 수업영상은 수업시간에 맞춰 온라인에 공개됐고, 학생들은 원하는 시간대에 해당 강의를 시청했다. 과제 제출이나 수업 관련 질의응답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진행됐다.

태블릿PC 등 정보화기기 대여도 대부분 완료돼 수급난에 따른 이렇다할 교육공백이나 수업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

숭일중 한 교사는 "IT 강국이라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됐다"고 말했고, 용봉중 한 교사는 "100% 접속이 이뤄졌다. 첫날 효과로도 볼 수 있지만, 약간의 성의만 있으면 접속이 어렵지 않을 듯 하다"고 말했다.

한 사립중 담임교사는 "심지어 가출한 학생이 수업에 참여했다"며 "온라인수업이 공간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다는 단적인 증거"라고 웃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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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사상 첫 온라인 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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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온라인 개학과 수업의 한계점도 곳곳에서 노출됐다.

먼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참여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광주만 놓고보면 80%는 컨텐츠 제공형이나 과제제시형 등 이른바 '자율학습형' 수업으로 채워졌고 대면수업에 준하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20%에 그쳤다.

접속량 폭증에 따른 서버다운 등을 우려한 탓이지만 대리수강이나 눈가림식 수업 참여, 수업 부실화 논란은 불가피할 수도 있다.

일부이긴 하나 e-학습터나 EBS 온라인 클래스 접속 불량 역시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날 "결국 ebs가 터졌다" "서버 접속이 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이어졌다. 빈 화면에 '사이트에 연결할 수 없음'이라고 메시지가 뜨기도 했다.

화순의 한 고3 교사는 "초창기라 음량이 제대로 안 나오거나 작게 나와 학생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고, 활용법을 여러차례 설명해도 학생들이 잘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며 "교육청에서 활용법을 숙지할 수 있게 도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늦잠도 속출했다. 대개 한 반에 2∼3명은 늦잠을 자다 뒤늦게 출석체크를 했다. 광주의 한 고교 교사는 "아이들이 카카오톡으로 출석 체크만 하고 다시 자는 경우가 많다"며 "온라인 수업도 나중에 볼 것 같은데 수업을 진짜 들을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교사는 "온라인 학습이 자칫하면 불균형적 생활습관을 만들어 생활패턴도 망가지고 학습까지 악영향을 미칠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대입 수능을 앞둔 고3 입시지도도 문제다. 수시전형에 맞춰 성적관리와 대학입시 상담을 해야 할 시점이지만, 교사들이 학생들과 대면할 수 없다보니 학생상담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광주 모 여고 교사는 "보통 학기초에 아이들 친해져서 성격이나 학습 패턴, 진학문제 등을 꼼꼼히 살피면서 입시 상담에 들어가는데, 현장에서 못 보니 아쉬움이 크고 진학지도에도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전남의 한 고교 교사는 "고3은 수능 연기됐다고 해도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 대면수업보다 소통과 교감을 나누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밝혔다.

한편 고3, 중3을 시작으로 1주일 후인 16일에는 중학교와 고교 1~2학년과 초등학교 4~6학년, 4월20일에는 초등 1~3학년이 순차적으로 개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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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9일 고3·중3부터 온라인 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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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언론 뉴시스 goodch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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