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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창펑 자오가 택한 바이낸스KR…거래소 현지화 전략의 양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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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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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 전반에서 수익모델을 찾으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업계에서 거의 유일한 수익모델이었던 암호화폐 거래 수수료가 암호화폐 가격 하락과 함께 급감한 탓이다. 작년 ‘바이낸스 런치패드’로 암호화폐 거래소 공개(IEO)라는 자금조달방식을 개척했던 세계 거래량 상위 암호화페 거래소 바이낸스도 이 같은 환경에 대응해 미래먹거리 모색에 나섰다.

올해 바이낸스의 전략은 클라우드 솔루션을 통한 전세계 거래소 확대다. 최근 한국에 설립한 클라우드 거래소 바이낸스케이알(KR)도 이 일환이다. 현지 친화적인 거래소로 세계 각국의 사용자와 접점을 늘리고, 바이낸스 서비스에 대한 반응을 통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하겠다는 취지다. 창펑 자오 바이낸스 대표(CEO)는 지난 7일 블록체인미디어협회 공동인터뷰에서 “결제, 송금, 투자, 금융, 게임, 리테일과 같은 다양한 영역에서 서비스를 발굴하려 한다. 어떤 서비스가 될지 몰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현지화를 표방한 클라우드 거래소 체제에서 현지 규제준수나 투자자보호조치 책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바이낸스의 미래동력찾기 실험 ‘현지 거래소+클라우드’

창펑 자오 대표가 바이낸스의 수익모델을 찾기 위해 선택한 전략은 클라우드 솔루션을 통한 현지 거래소 확대다. 클라우드 솔루션으로 세계 각국에 법정화폐를 지원하는 거래소를 설립, 사용자 접점을 확대해 바이낸스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 후, 사용자의 반응을 통해 수익성이 좋은 모델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창펑 자오 대표는 “그동안 탈중앙화 거래소(DEX), 바이낸스코인(BNB), 런치패드와 같은 시도를 했었지만 올해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은 로컬 거래소 확보”라고 말했다.

바이낸스 클라우드 솔루션은 일종의 거래소 제작 솔루션으로 바이낸스의 해외 진출을 위해 고안됐다. 바이낸스는 세계 각국에 만든 클라우드 거래소에 자사 암호화폐 및 법정화폐 거래 기능, 거래 유동성, 매칭엔진, 다국적 언어 기능, 보안시스템, 바이낸스 생태계 내 협업 기회 등을 지원한다. 자오 대표는 “현재는 클라우드 솔루션에서 현물과 암호화폐 거래기능을 제공하지만 향후 런치패드나 스테이킹, 채굴(마이닝) 등 이자 수익 상품도 추가할 생각이 있다”고 전했다.

최근 한국에 설립된 바이낸스KR은 바이낸스가 이 같은 전략 하에 만든 첫번째 클라우드 거래소다. 그는 “바이낸스 기술과 규제, 유동성을 이용해 한국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클라우드 방식을 선택했다”면서 “현지화된 바이낸스KR을 통해 한국 사용자들에게 또다른 선택지를 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클라우드 거래소 ‘현지화’의 이면, 투자자보호도 현지 회사가

하지만 바이낸스가 클라우드를 활용해 현지화된 거래소를 ‘쉽게’ 세우는데는 맹점도 존재한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현지 규제준수나 투자자보호조치도 현지 파트너사에 전적으로 위임한 점이다. 파트너사가 현지 규제준수에 소홀하거나 역량이 부족할 경우 바이낸스라는 브랜드를 믿고 거래한 투자자는 자칫 제도적 피해를 입을 우려가 제기된다.

바이낸스의 한국 거래소로 알려진 바이낸스KR도 한국의 규제준수나 투자자보호조치 정립, 바이낸스 원화스테이블코인(BKRW) 운영 등은 운영법인인 바이낸스유한회사(Binance LTD)가 전담하는 구조다. 바이낸스유한회사는 한국 파트너사인 비엑스비(BXB)가 운영하며 바이낸스와는 별도의 기업이다.

하지만 BXB는 거래소 설립 초기부터 국내서 실명계좌 방식을 우회하는 벌집계좌(집금계좌)와 유사한 방식으로 원화 거래를 지원해 논란이 됐다. 바이낸스KR에서는 BKRW마켓 거래와 BKRW와 원화 간 환전이 가능한데, 이때 BKRW를 통한 암호화폐 거래는 바이낸스KR에서, BKRW와 원화교환은 BXB에서 지원한다. 이같은 분리 방식도 벌집계좌를 이용해 원화거래를 지원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만든 편법이라는 지적이다.

현지 파트너사에 대해 쏟아지는 의문에도 불구, 창펑 자오 대표는 해외 거래소의 현지 규제준수 및 투자자보호는 현지 파트너사가 전담한다는 계획을 견지했다. 그는 바이낸스KR에 대해 “바이낸스가 브랜드명을 빌려준 거래소로 바이낸스와 바이낸스KR은 별도의 회사”라고 구분하면서 국내 규제준수 현황이나 투자자보호에 대해서도 “비엑스비가 전적으로 담당한다. 내가 아는 선에서는 BKRW는 바이낸스와 별도의 회사가 보유하고 있으며 엄격한 규제를 따르는 것으로 안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편 자오 대표는 국내외 추가적인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시사했다. 암호화폐에 대한 사용자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제품을 갖고 있다면 M&A 및 투자를 적극적으로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BXB 외 다른 한국기업에 대한 투자나 인수계획이 있고, 일부 한국 거래소도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김세진 D.STREET(디스트리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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