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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그럼에도 ‘버니의 꿈’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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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계기 ‘메디케어’ 공약 등 공감…영향력 유지 가능성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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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혁명’을 꿈꾸던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79)이 결국 워싱턴 정치 기득권의 높은 장벽을 넘지 못했다. 8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중도 하차를 선언한 것이다. 그럼에도 샌더스 의원을 통해 표출된 수많은 지지자들의 열망은 미국 대선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샌더스 의원은 2016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패한 이후 4년 만에 재도전에 나섰다. 경선 초반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지난 2월 초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 등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원톱 후보’로 부상했다. 대세론을 앞세우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4~5위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이 최대 승부처인 지난달 3일 ‘슈퍼 화요일’ 압승으로 부활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게다가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대선 경선에 대한 관심은 거의 실종됐다. 결국 샌더스 의원은 ‘초반 돌풍→슈퍼 화요일 패배→경선 패배’라는 4년 전 전철을 그대로 밟게 됐다.

청년·노동자·고학력 등 열성 지지층이 있지만 민주당 주류들은 샌더스 의원의 본선 경쟁력을 문제삼았다. ‘스윙스테이트(경합주)’ 승리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무소속에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 의원의 확장성은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경선을 포기하며 ‘바이든 지지’를 선언한 데에는 민주당 주류의 압력이 작용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샌더스 의원과 수차례 통화하는 등 막후에서 역할을 했다고 CNN이 이날 전했다.

다만 샌더스와 지지자들의 꿈마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역설적이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메디케어 포 올’(전 국민 건강보험)과 대학 무상교육·학자금 대출 탕감 등 그의 대표 공약이 보통의 미국인들에게 받아들여질 만한 여지가 넓어졌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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