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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한미 언론인 "코로나19 위기 극복하려면 허위정보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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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진흥재단, 한미언론 첫 화상토론회 '미디어와 코로나 팬데믹'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한국과 미국 언론인들이 9일 토론회에서 전 세계로 확산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위기를 조장하고 심화하는 허위정보와 가짜뉴스를 막아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미국 동서센터(East-West Center)가 '바이럴 뉴스: 미디어와 코로나 팬데믹(Viral News: Media and the Coronavirus Pandemic)'을 주제로 개최한 이날 토론회는 서울 한국프레스센터를 중심으로 워싱턴DC와 하와이를 화상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양국 언론이 화상 토론회를 개최하기는 처음이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한미 언론 온라인 합동 토론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미국 동서센터 주최로 '코로나19와 한미 언론 합동 화상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2020.4.9 scape@yna.co.kr



정준희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교수는 '정보의 오염, 감정의 전염: 코로나19 보도는 인포데믹스의 백신인가 원인인가'라는 주제발표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미디어와 뉴스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불안, 공포, 혐오가 많이 발견된다"며 "공포는 사람들의 이기적 선택과 행동을 유발하지만, 정보를 제공받은 사람들은 더 많은 정보를 찾아 나서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의 물건 사재기나 한때 한국에서의 마스크 사재기는 공포로 인해 이기적 선택이 조장된 측면이 있다. 이기적 선택은 개인의 생존에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집단의 생존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사회 붕괴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보 왜곡을 단순한 허위정보(misinformationa)와 유해한 불량정보(malinformation) 그리고 그 중간의 교란정보(disinformation)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 뒤 "기존 정보 질서를 흩트리기 위해 고의로 조작한 교란정보의 파장을 상쇄하기 위해 잘 타깃팅된 정확한 교정정보(reinformation)를 만들어내는 정보활동이 언론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한미 언론 온라인 합동 토론
정준희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교수 주제발표 [한국언론진흥재단 유튜브 캡처]



이소은 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관련 정보 이용 및 인식 현황' 주제발표를 통해 "정보 이용 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정보 이용자들은 더 많은 정보를 찾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코로나19는 생활, 생명과 직결된 문제여서 공신력이 있고 주체가 명확한 정보 매체를 주로 이용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언론의 코로나 관련 보도가 최근 70일간 6만건이 넘는다는 기자협회 보도를 언급하면서 "과잉보도에 대한 경계와 적절한 보도량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민들은 코로나19를 정치화하기보다 사안 자체를 보도하는 걸 원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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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한미 언론 온라인 합동 토론
이소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 주제발표 [한국언론진흥재단 유튜브 캡처]



LA타임스 기자로 20여년 간 활동한 앨런 밀러 뉴스리터러시 프로젝트 대표는 주제발표에서 "허위정보는 더 빨리 움직이고 더 빨리 침투한다. 기자들이 팩트를 찾고 과학자들이 연구하는 동안 허위정보는 빠르게 전파된다"며 "허위정보는 사람과 사람 간에 전염되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질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포데믹(infodemic·정보감염증)은 팬데믹과 유사한 특징들을 갖고 있지만 한 가지 차이는 팬데믹은 백신이 없지만 인포데믹은 백신이 있다는 점"이라며 정보의 신뢰성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기 위한 '뉴스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허위정보가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상황에서 그에 맞대응해 신뢰할만한 정보를 전달하고 유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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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한미 언론 온라인 합동 토론
앨런 밀러 뉴스리터러시 프로젝트 대표 주제발표 [한국언론진흥재단 유튜브 캡처]



조슈아 벤튼 하버드대학 니먼저널리즘랩 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처한 미국 언론계 상황을 자세히 전하면서 이로 인한 충격이 언론사의 통폐합을 비롯한 언론산업 내 변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재정적으로는 언론사들이 큰 피해를 받고 있지만 위기로 인해 정보에 목마른 구독자들이 폭증하고 있다"며 "언론과 독자가 더 깊이 연결되는 기회가 되지 않을지, 팬데믹 종료 후 언론의 정보전달 기능의 중요성이 부각되지 않을지 희망을 가져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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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한미 언론 온라인 합동 토론
조슈아 벤튼 하버드대학 니먼저널리즘랩 소장 [한국언론진흥재단 유튜브 캡처]



주제발표에 이어 바네사 후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기자, 에이미 브리튼 워싱턴포스트 기자, 구정은 경향신문 선임기자, 김빛이라 KBS 기자, 박유미 JTBC 기자가 패널로 참여해 토론을 벌였다.

이번 토론회는 한미 언론학자와 언론인이 코로나19와 관련한 양국의 언론 보도를 점검하고 감염 질병에 대응하는 언론의 공적 역할과 바람직한 보도 방향을 모색하고자 마련했다.

토론회는 언론진흥재단 유튜브(www.youtube.com/channel/UCK9lNxYzWToTDhozDv6MSlA)를 통해 동시통역으로 생중계됐다.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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