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1 (월)

"책장 속 잠든 책 깨워 이웃과 함께 읽어요" [fn이사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타트업 '우리집은 도서관'
원용준 대표
비대면으로 현관서 책 받아
서점·도서관 방문할 필요없어
출시 4개월만에 가파른 성장세


파이낸셜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책 공유, 부모 입장에서도 반드시 필요했죠."

가정의 책장 속에 잠들어 있는 도서들을 이웃 간에 공유하는 신개념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는 스타트업 '우리집은 도서관'의 원용준 대표(사진)가 밝힌 창업 배경이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의 마음으로, 실제 생활속 불편과 고민을 통해 창업 아이디어를 착안한 셈이다.

그래서일까. 출시 4개월밖에 안된 '우리집은 도서관'은 학부모들의 입소문을 타고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원 대표는 "기본적으로 편리하고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라며 "직장인 엄마들에게는 도서관을 가는 것 자체가 부담일 수 있다. 도서관에 간다고 한들, 아이가 읽고 싶은 모든 책을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이웃들 책장에는 우리 아이들이 원하는 모든 책이 있다. 그런데 97%는 책장에서 그냥 잠자고 있다"며 "이를 필요로 하는 이웃들에게 연결해 주면, 책을 빌려주고 빌려보는 양측 모두에게 의미있는 일"이라고 인기의 배경을 설명했다.

물론 위기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는 공유 서비스인 '우리집은 도서관'에 치명적인 악재일 수 있었다.

원 대표도 "초반에는 위기감이 컸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은 기회이기도 했다. 철저한 방역과 비대면(언택트) 서비스 강화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원 대표는 "고객에게 책을 전달하기 전에 더욱 철저하게 항균과 소독에 신경을 썼고, 고객과 일체의 대면 없이 현관문에 책을 걸어주고 현관문에서 회수하는 도어투도어 '언택트' 서비스를 확장했다"며 "그 결과 예상 밖의 큰 성장을 하고 있다.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된 셈"이라고 미소지었다. 원 대표는 모든 집이 '도서관'이 되는 날을 꿈꾸고 있다.

그는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기 전, 이웃들에게 먼저 책을 구해서 읽어볼 수 있다면 멋진 일이 될 것"이라며 "모든 가정이 그야말로 우리집을 도서관으로 만들어 운영할 수 있다. 현재 3만권 정도의 책이 등록돼 공유되고 있는데, 언젠가 100만권의 책이 등록된다면 더욱 유의미한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유 재화를 다양화시키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책을 시작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더욱 다양한 물품을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것이다.

원 대표는 "아마존이 책을 시작으로 온라인쇼핑몰 부문을 제패했듯이 책을 통해 고객 간 공유 네트워크 및 플랫폼을 구축하고, 점차 이를 다양한 재화로 확장시키려 한다"며 "이미 일부 고객들은 아이들 교육에 필요한 교구나 영어 CD 등을 공유하고 싶어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원 대표는 '우리집은 도서관' 창업을 "운명 같은 길"이라고 했다. 이유가 궁금했다. 부러움을 살 만한 한국거래소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더블유게임즈 최고재무관리자(CFO)를 박차고 나왔으니 그럴 법도 하다 싶었다. 그러나 그는 "하고 싶은 일을 어떻게든 도전하는 것 자체를 좋아한다. 제가 생각해 낸 서비스를 반드시 제 손으로 만들어보고 싶었고, 스타트업 창업이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부연했다. '우리집은 도서관'의 내일이 기대되는 이유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