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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정권 끄나풀의 시정잡배질" 한동수 때린 前감찰본부 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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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감찰본부 후배의 한동수 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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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상 변호사(왼쪽)과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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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수(54ㆍ사법연수원 24기) 대검찰청 감찰부장에 대해 전직 대검 감찰과장을 역임한 변호사가 “정권의 끄나풀”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비판했다. 한 부장은 앞서 채널A와 현직 검사장의 유착 의혹에 대해 감찰에 착수하겠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에 휴대전화 문자로 통보해 절차 위반 논란이 일었다.

대검 감찰과장 출신의 김윤상 변호사(51ㆍ24기)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 선배, 사실 선배와 연수원 동기이고 서울대 선·후배임에도 스킨쉽이 별로 없었던 걸 보면 선배는 퍽 조용한 스타일이었나 봅니다”라며 한동수 감찰부장을 언급했다.



“총장에 대쪽같이 굴어도 예의는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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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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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변호사는 “제가 모셨던 판사 출신 감찰부장은 참 대쪽 같았다”며 자신이 대검 감찰부에 재직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부장과 함께 주말에 총장 댁에 찾아가 항명성 시위를 한 적도 있으니 우리 감찰부는 총장에게도 부담스러운 존재였고 차장 이하 간부들은 감찰부가 너무 설친다고 내놓고 견제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하지만 부장은 어떤 경우에도 총장에 대해 격식과 예의를 다했다”며 윤 총장을 향한 한 감찰부장의 태도를 돌려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자신이 총장에게 들이받으려고 하자 상사였던 당시 이준호 감찰부장이 타일렀던 일화를 언급하며 ”(이준호 감찰부장이) 대신 나를 불러 치밀하게 향후 전략을 논의했고 결국은 적지않은 전투에서 승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칼을 가진 사람일수록 매 순간 '참을 인'을 가슴에 세번은 써야 한다”며 “참고 또 참아야 비로소 칼을 내리쳐도 이해를 얻을 수 있다”고 적었다.



“감찰부의 명예 더럽히지 말라”



김 변호사는 “한 선배, 선배를 정권의 끄나풀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내 한이 서린 검찰의 사간원 감찰부의 명예를 더럽히지는 맙시다”라고 한 감찰부장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검찰 업무에 대해 쥐뿔도 모르면서 너무 나대면 저도 계속 참고만 있지 않을 것”, “시정잡배질은 하지 말라”는 표현과 함께 글을 끝마쳤다.

김 변호사는 지난 2013년 대검찰청 감찰1과장을 지내던 중 ‘혼외자 의혹’을 받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감찰 결정에 반발해 사표를 냈다. 당시 그의 상관은 판사 출신 이준호(57ㆍ16기) 감찰부장이었다. 같은 판사이자 진보성향 판사 모임으로 알려진 ‘우리법 연구회’ 출신인 한 부장을 그와 비교해 비판한 것이다.

앞서 지난 7일 한 부장은 휴가 중인 윤 총장에게 감찰 개시를 통보하는 취지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를 두고 검찰 내에서는 ”유착 근거로 지목된 녹음파일의 진위도 파악하지 않은 채 절차를 어겨가며 감찰을 시도하는 건 항명“이란 반응이 나왔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 김윤상 변호사 페이스북 글 전문

한선배, 사실 선배와 연수원 동기이고 서울대 선후배임에도 스킨쉽이 별로 없었던 걸 보면 선배는 퍽 조용한 스타일이었나 봅니다.

문정권이 들어선후 율촌 내에서도 선배 이름이 공직 후보로 오르락 내리락할 때 친한 사이도 아니라 무덤덤했는데 나의 마지막 공직이었던 대검 감찰본부에 간다는 뉴스를 보고 적지 않게 놀랐죠.. 그렇게 어울려 보이지는 않아서.

제가 모셨던 판사 출신 감찰본부장은 참 대쪽 같았어요. 어쩔때는 검찰 조직을 이해 못하고 너무 원칙대로 유도리없이 한다는 서운한 생각까지 들었죠. 사직할 때 호위무사를 자청해 채총장의 충복인지 알겠지만, 구체적인 비사를 밝힐 순 없어도 본부장과 함께 주말에 총장 댁에 찾아가 항명성 시위를 한 적도 있으니 우리 감찰본부는 총장에게도 부담스러운 존재였고 차장 이하 간부들은 감찰본부가 너무 설친다고 내놓고 견제하기도 했죠.

하지만, 본부장은 어떤 경우에도 총장에 대해 격식과 예의를 다했소. 하루는 성질급한 내가 총장한테 달려가 들이받겠다고 하자 “김과장, 당신 순수한건 인정하는데 그렇다고 당신 말이 꼭 정답은 아니야”라고 엄하게 꾸짖으셨죠.

총장,차장, 다른 부장들이 감찰본부를 왕따 놓아도 본부장은 내색하지 않았어요.

대신 나를 불러 치밀하게 향후 전략을 논의했고 결국은 적지않은 전투에서 승리했죠.

칼을 가진 사람일수록 매순간 참을 인을 가슴에 세번은 써야 하오. 참고 또 참아야 비로소 칼을 내리쳐도 이해를 얻을 수 있죠.

한선배, 선배를 정권의 끄나불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소. 그냥 법무법인에서 일 잘못 배운 정도로 치부하려오. 그런데, 내 한이 서린 검찰의 사간원 감찰본부의 명예를 더럽히지는 맙시다. 검찰 업무에 대해 쥐뿔도 모르면서 너무 나대면 저도 계속 참고만 있지 않을거요.

선배가 나보다 공부도 잘하고 외부적 인성은 좋아보였을지 모르나 모르긴 몰라도 수십년후 역사는 내 손을 들어줄거요.

선배, 정권 끝난 이후라도 자숙하고 사세요. 이제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쪽팔린건 알고 삽시다.

마속을 베고 소매를 적신 공명만큼은 기대도 안하니 시정잡배질은 하지 마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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