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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과열 '원유 레버리지 ETN', 13일부터 단일가 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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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한국거래소, 과열 지속될 경우 거래정지 연장]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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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적으로 가격이 급등한 ETN(상장지수채권) 상품은 오는 13일부터 단일가 매매 방식으로 전환된다. 과열이 지속 될 경우 상품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거래가 정지된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일부 ETN 상품의 가격 급등으로 인한 손실 위험이 커지면서 이 같은 내용의 ETN 괴리율 안정화 대책을 시행한다고 9일 밝혔다.

과도한 투기수요로 일정 수준 이상 괴리율이 발생한 ETN은 오는 13일부터 매매체결 방식을 기존 접속매매(일반적인 매매방식)에서 단일가 매매로 전환한다. 단일가 매매를 적용하면 30분 동안 호가를 접수해 하나의 가격으로 한 번에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기존 거래방식보다 가격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

과열 종목의 매매거래 정지 기간도 연장하기로 했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 8일부터 괴리율이 5매매 거래일 간 연속으로 30%를 초과하는 ETN은 그다음 거래일 하루 동안 매매를 정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괴리율이 안정화하지 않을 경우 괴리율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거래소가 인정하는 날까지 거래 정지 기간을 연장할 예정이다.

괴리율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란 LP(유동성 공급자)가 ETN 가격 안정화를 위한 물량을 충분히 확보했거나 기초자산 가격의 변동으로 ETN 가격과의 차이가 좁혀진 경우 등이다.

거래소가 이 같은 조치를 취한 이유는 최근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선물 레버리지 등 일부 ETN 가격의 급등으로 괴리율이 벌어지면서 손실 위험도 커졌기 때문이다.

ETN은 기초지수 수익률에 연동해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으로, 여기서 기초지수 가격(지표가치)과 ETN이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 간의 차이를 괴리율이라 한다. 괴리율이 플러스면 ETN 가격이 지표가치보다 과대평가 돼 있다는 의미고 마이너스면 그 반대다. 과대평가된 상품일수록 급격한 가격 하락 가능성도 높아진다.

최근 괴리율 문제가 발생한 상품은 국제 유가를 기초로 한 ETN이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에너지 수요 위축과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실패로 원유 가격은 급격히 하락한 반면, 저가매수를 노린 투자자들은 이를 기초로 한 ETN에 몰리면서 오히려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특히 기초지수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에서 괴리율이 크게 발생했다. 일부 레버리지 ETN의 경우 장중 괴리율이 최고 90% 이상 벌어지기도 했다. 이는 지표가치보다 90% 높은 가격에 ETN을 샀다는 의미다. 향후 시장 가격이 지표가치에 급격히 수렴하는 과정에서 괴리율만큼 손실을 볼 수 있다.

괴리율 확대뿐 아니라 선물 가격 급등으로 인한 롤오버(만기 연장) 비용 증가도 주의해야 한다. 선물을 기초로 한 ETN은 만기가 다가온 선물(근월물)을 만기가 남은 선물(원월물)로 지속적으로 교체해야 하는데 이를 롤오버라고 한다. 원월물 가격이 근월물 가격보다 높은 현상을 '콘탱고'라 하는데 콘탱고 상황에서는 원월물과 근월물 가격 차이만큼 롤오버 비용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국제 유가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콘탱고 베이시스(가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유동성 공급부족 상태에서 일부 계좌를 통한 불공정 주문행위가 없는지 WTI원유선물 관련 ETN에 대한 시장감시를 강화할 것"이라며 "전체 회원사를 대상으로 투자자에게 투기수요 진정을 위한 이번 안정화 조치의 시행을 예고하고 투자 주의를 촉구하도록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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