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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채널A “취재윤리 위반했지만, 회사 개입은 없었다”…검-언 유착 선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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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사장 등 경영진 방통위 출석

“행동 부적절” 취재기자 일탈로 몰아가

“최측근 검사장 특정 못해” 주장도

방통위, 추가검토 뒤 재승인 여부 결정


한겨레

지난 1일 오후 ‘검-언 유착’ 의혹이 일고 있는 서울 종로구 채널에이(A) 건물에 방송사 로고가 보인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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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9일 상임위원 5명이 모두 참여하는 비공개 상임위원회의를 열어 검찰-언론 유착과 강압취재 의혹을 받고 있는 종합편성채널(종편) <채널에이(A)>의 경영진을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채널에이는 “소속 기자가 취재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해 취재윤리를 위반한 것은 사실이나 사쪽의 조직적 개입은 없었으며, 해당 기자가 접촉한 검찰 인사가 누구인지 특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상임위원회에 출석한 채널에이 김재호·김차수 공동대표는 해당 기자가 취재원을 만나는 과정에서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 가능성을 언급하고, 여당 인사에 대해 제보하면 검찰 수사에서 선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논리로 설득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보도본부 간부는 부적절한 취재 과정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회사 차원의 개입에 선을 그었다.

채널에이의 두 경영진은 또한 검-언 유착 의혹에 관해서도 부인으로 일관했다. 해당 기자가 통화한 검찰 관계자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 검사장인지에 대해서도 “특정할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이들은 “김차수 대표가 조사할 당시엔 해당 기자가 통화의 상대가 ‘검사장’이라고 진술했으나, 이후 사내 진상조사위 조사에서는 ‘녹취록 내용이 검찰 관계자나 변호사 등 여러 법조인으로부터 들은 것이 엉켜 있다’고 말해 현재로선 특정하기 곤란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앞서 채널에이는 김차수 대표를 위원장으로 한 사내 진상조사위를 꾸려 철저한 조사를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날 상임위에서의 진술 내용은 자체 조사의 한계와 신뢰성 부족을 드러냈다. 이들 경영진은 문제가 된 해당 검사장과의 통화 녹취록에 대해 “기자로부터 제출받은 녹취록은 A4 반 페이지로 정리돼 있는데, <문화방송>이 보도한 취재원의 녹취록과 일부 내용이 달라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녹취록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기자로부터 노트북을 제출받아 외부 업체에 의뢰해 조사 중”이라면서도 정작 사건을 풀 중요한 실마리가 될 휴대전화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조사 중”이라고 진술했다.

방통위는 “채널에이가 진상조사위를 구성한 지 10일이나 됐음에도 조사 내용이 부실하다”며 “진상조사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진상조사위에 외부 전문가를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방통위는 채널에이에 대한 이번 조사 내용을 토대로 추가 검토 절차를 거쳐 재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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