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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영국 연구진 “생물다양성 파괴는 갑작스레 진행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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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논문…“2030년 이전 열대바다 생태계 재앙”

한겨레

태풍이 불어닥친 남태평양 피지에서 8일 적십자 요원들이 침수된 마을로 들어서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열대 바다에 가장 먼저 타격을 준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피지/국제적십자연맹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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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에 따른 생물 다양성 파괴는 점진적이지 않고 갑작스레 진행될 것이며, 현재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2030년 이전에 열대 바다에서부터 생태계 재앙이 나타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앨릭스 피곳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과학저널 <네이처> 최신호에 실은 논문에서 2050년께는 열대 바다에 이어 열대림과 고위도 지역에서도 걷잡을 수 없는 재앙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기온이 일정 범위 안에 있으면 생물들이 버텨내지만, 어느 수준을 넘으면 버티지 못하고 생물 다양성이 순식간에 무너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특정 생물이 버틸 수 없는 한계온도를 파악하기 위해 지구를 100㎢ 단위의 생태구역으로 나누고 그 안에 서식하는 생물 3만여종이 1850년부터 2005년까지 겪은 기후 조건을 분석했다. 이어 2100년까지 기후 예측 모델을 이용해 각 지역의 기후 조건 변화에 따른 생물들의 대응 능력 붕괴 시기를 예측했다.

분석 결과, 온실가스 배출이 현재처럼 유지돼 기온이 2100년까지 산업화 이전보다 4도 높아지면 적어도 15% 이상의 생태구역에서 ‘극한의 기후 조건’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런 조건에서는 구역 내 생물 중 20% 이상이 극단적 상황에 내몰리면서 생물 다양성이 무너질 수 있다. 예컨대, 카리브해 케이맨제도의 경우 2025년부터 극한의 기후 조건에 직면하는 생물들이 서서히 증가하다가 2060년께 생물의 20%가 극한 조건으로 내몰리고 2074년에는 한순간에 이 비율이 6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이런 상황이 오면 생태계는 거의 회복이 불가능해진다.

반면 기온 상승폭이 2도 이내에 그치는 아주 양호한 상황이라면 피해 구역을 전체의 2% 안쪽으로 줄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전세계가 즉각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이면 위험에 처하는 생물의 증가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밝혔다.

신기섭 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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