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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아웃사이더’ 샌더스 두 번째 도전도 코로나에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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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레이스 접고 “바이든 돕겠다”

코로나로 집회 못해 역전 힘들어

투표지 이름은 남겨 당 정책 압박

미 대선 트럼프·바이든 맞대결로

중앙일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8일(현지시간) 생중계 영상을 통해 민주당 대선 경선 운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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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북유럽식 복지국가로 바꿔보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꿈을 접었다. 샌더스는 8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선거 운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2016년에 이어 두 번째 대선 캠페인이 막을 내렸다.

유일하게 남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 11월 3일 열리는 미국 대통령 선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의 대결로 치러진다.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선 후보를 선출한 뒤 시작할 예정이던 본선 레이스가 4개월여 앞당겨진 셈이다.

샌더스는 중도 사퇴 이유로 민주당 대선 후보로 뽑히는 게 사실상 어려워진 점을 꼽았다. 샌더스는 이날 버몬트주 집에서 생중계한 영상을 통해 “지금까지 확보한 대의원 수가 바이든보다 300명 뒤지는 상황에서 승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여러분도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국의 많은 젊은이와 노동자 계층의 지지를 받았지만,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한 이 전투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결심에 영향을 줬다고도 했다. 샌더스는 “지금 같은 중요한 시기에 국민을 보호할 능력과 리더십이 없는 대통령이 위기를 악화시키는 것을 보면서 나는 양심적으로 이길 수 없는 선거운동을 계속해 나갈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샌더스가 선거 운동 중단을 발표하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44% 오른 2만3433.57로 거래를 마감했다.

샌더스는 경선 초반 선두를 달려 2016년의 ‘아웃사이더’ 돌풍을 재연할지 주목받았다. 하지만 2월 29일 열린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이후 판세가 바이든에게 기울며 중도 온건파가 바이든을 중심으로 결집했다. 샌더스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될 경우 본선에서 트럼프를 꺾지 못할 수 있다는 민주당원들의 두려움이 바이든에게 표를 몰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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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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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으로 퍼지면서 미국인의 90% 이상이 자택 대기 명령 신세가 됐다. 대중이 모이는 것이 금지되면서 선거 운동과 주별 경선도 중단됐다. 유권자를 직접 만날 기회가 사라지면서 역전의 계기도 마련되지 않았다.

샌더스는 이날 바이든에게 전화를 걸어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거운동은 중단하면서도 남은 경선 주에서 투표용지에 이름을 계속 올려 대의원 확보는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샌더스 진영에서 추구해 온 아젠다를 민주당 정책에 반영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계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로 “대의원을 포기하지 않고 추가로 확보하려고 하다니, 이게 다 무슨 소린가”라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 맞대결에서 누가 승리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여론조사 결과는 엎치락뒤치락한다. 코로나19가 미국에 얼마만큼 타격을 주느냐가 주요 변수다. 트럼프 행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와 의료 물자 부족으로 미국이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됐지만,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이후 최고 수준이다. ‘가능한 집에 머물라’는 명령에 따라 바이든이 집에 머무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거의 매일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브리핑을 하면서 선거 운동을 하는 셈이다.

관전 포인트는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의 향배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플로리다·애리조나·노스캐롤라이나 가운데 일부에서 바이든 지지율이 더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온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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