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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벚꽃 절정에 막판 유세전… 부활절 겹친 주말 ‘방역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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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유권자와 마스크 벗고 맨손 악수… 총선 유세장선 ‘거리두기’ 무색

부활절 맞아 현장예배 교회 늘고… 꽃놀이 인파도 몰릴것으로 예상

서울 여의도-양재천 통제 연장

동아일보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1만423명으로 늘었다. 신규 확진자는 39명. 4일 연속 50명 안팎을 유지했다. 그러나 지역사회 대유행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방역당국은 이번 주말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4·15총선 직전이라 유권자를 상대로 한 선거운동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기온도 올라 막바지 봄꽃을 즐기려는 상춘객이 쏟아져 나오고 부활절(12일) 현장 예배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오히려) 지금이 ‘조용한 전파’의 시기가 아닌가 긴장하고 있다”며 “이번 주말 또는 선거 과정에서 철저하게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 ‘거리 두기’와 거리 먼 선거운동

7일 오후 서울의 한 전통시장 앞 도로. 이번 총선에 지역구 후보로 출마한 A 씨가 유세차량 위에서 마스크를 벗고 “꼭 뽑아 달라”며 연설을 시작했다. 유세차량을 내려온 뒤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그리고 주변에 서 있던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손을 움켜잡았다. 후보와 시민들 모두 맨손이었다. 근처에는 10여 명의 선거운동원이 다닥다닥 붙은 채 서 있었다. 마스크를 벗은 채 맨손 접촉을 하는 걸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동아일보 기자들이 7, 8일 서울의 선거운동 현장을 둘러본 결과 방역당국이 호소한 ‘사회적 거리 두기’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서울 또 다른 지역구 후보 B 씨는 유세 내내 마스크를 쓰고 벗기를 반복했다.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K방역(한국 방역)은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홍보사진을 찍는 운동원이 ‘마스크를 써 달라’고 요청하자 그제야 다시 마스크를 썼다. 하지만 1분 만에 다시 벗고 지지를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사람 간 접촉이 많을 수밖에 없는 선거운동은 특히 감염 위험이 높다고 지적한다. 여러 사람과 맨손으로 악수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될 수 있다. ‘주먹 악수’ 역시 안전하지 않다. 질병관리본부는 “주먹 악수보다 눈인사를 하는 게 안전하다”고 당부했다.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는 행위도 위험하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불필요하게 마스크를 쓰고 벗으면 오염된 표면을 만지면서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이번 주말이 최대 고비


9일 기상청에 따르면 토, 일요일 서울의 낮 기온은 각각 18도, 19도까지 오른다. 수도권 벚꽃은 다음 주 중 질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만개한 벚꽃을 즐기려 주말에 외출하는 시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주말인 4, 5일 전국의 벚꽃 명소들도 상춘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이동통신사 기지국 정보를 분석한 결과 인구이동량이 4일 1354만 건으로 직전 주말인 지난달 28일(1302만 건)보다 4%가량 증가했다. 2월 마지막 주말인 29일(1014만 건)과 비교하면 30%나 늘었다.

서울 영등포구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벚꽃이 많이 피는 여의서로 주변 도로를 11일까지만 폐쇄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번 주말 시민들의 외출이 예상되자 12일 오후 10시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도 주말에도 양재천 통행을 차단하기로 했다.

12일 부활절을 맞아 대부분의 가톨릭 교구와 대형 교회들은 온라인 예배를 드리기로 했다. 하지만 온라인 예배를 진행할 여건이 안 되는 일부 중소 교회는 현장 예배를 열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5일 예배를 개최한 교회는 1914곳으로 지난달 29일(1817곳)보다 97곳 늘었다.

사지원 4g1@donga.com·이소정·박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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