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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Fed, 셰일회사 살리기에 나선다…원유전쟁에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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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과 미 지방정부 채권 등 2조3000억 달러 매입한다.

파월 의장 “경기 회복 확신들 때까지 ‘공격적으로…” 천명.

CLO도 사들여 금융 뇌관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도 했다.

중앙은행은 매입 자산을 확대하면서 진화해왔다.

중앙은행이 또다시 거듭났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중소기업 등에 2조3000억 달러(약 2800조원)를 공급하기로 9일(현지시간) 결정했다.

중앙일보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정크본드까지 사들이는 결단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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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결정으로 중소기업과 미국 지방정부가 Fed의 자금을 지원받는다. 이른바 투자부적격채권(정크본드)을 발행해야 하는 회사도 Fed의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또 모기지(장기주택담보대출) 유동화 공사 등 공공 금융회사뿐 아니라 민간 금융회사가 발행한 MBS(모기지담보부증권)도 Fed의 포트폴리오에 담긴다.



진격의 파월!



중앙은행이 정크본드를 사들여주기는 사실상 처음이다. 중앙은행은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우량 회사채만을 매입했다. 하지만 대공황을 거치면서 국채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중앙은행은 2008년 위기를 거치며 한 단계 더 변신했다. 양적 완화(QE) 방식으로 주택담보채권뿐 아니라 기업의 무보증 자금조달 수단인 기업어음(CP)까지 사들였다. 일본은행(BOJ) 등 일부이기는 하지만 주식까지 매입하기에 이르기도 했다.

이때까지는 중앙은행은 그나마 ‘투자적격’ 또는 ‘우량’이란 수식어가 붙은 회사채와 기업어음 등을 매입했다. 그런데 이날 파월은 정크본드를 매입하기로 결단했다.

파월의 이날 연설문에선 유독 강한 언어가 들어 있다. 그는 “경제가 뚜렷하게 회복의 길에 들었다고 확신이 들 때까지 우리의 힘을 강력하고(forcefully), 적극적이며(pro-actively) 그리고 공격적으로(aggressively)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유보적인 표현을 즐겨 쓴 중앙은행가의 언어가 아니다. 적진을 향해 돌진하는 야전 사령관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



CLO 매입이 국제원유 시장에서 폭풍일으킬 수도!!



그런데 파월이 이날 내놓은 조치에는 선제적 대응도 들어 있다. "Fed가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까지 사들인다"고 이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CLO는 수많은 전문가 의해 글로벌 금융위기 뇌관으로 지목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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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가 사들이는 자산에는 셰일회사에 꿔준 돈이 들어 있는 CLO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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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룬트맥킨지 금융분석가는 2년 전 보고서에서 “부채담보부증권(CDO)이 2008년 금융위기를 증폭시켰다면, 다음 위기에서는 CLO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CLO는 금융회사가 여기저기에 대출해준 대출을 한데 묶어 내놓은 변종(구조화) 증권이다. 미국 셰일회사들의 비우량 채권이 많이 섞여 있다. 그 바람에 Fed의 CLO 매입이라는 나비날개짓이 글로벌 원유시장에 어떤 폭풍을 일으킬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그 바람에 Fed가 간접적이기는 하지만 미 셰일회사 구제에 나섰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달러유동성 위기를 예측한’ 졸탄 포자르크레디트스위스(CS) 매니징디렉터가 최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중앙은행이 위기 순간 늘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디뎌놓았다”고 말했다. 중앙은행이 새로운 자산을 매입하기 시작한 것 자체가 진화라는 얘기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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