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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더러운 똥돼지 아니죠~깨끗한 돼지입니다" 동물들 별별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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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래도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겠죠. 물론 마스크도 잘 쓰고 다니고, 밀집지역에 가지 않으며 ‘물리적 거리두기’를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동물들도 생각보다 인간 이상으로 청결을 유지하며 살아갑니다. 우리가 그동안 ‘더럽다’고 오해했던 동물들도 알고보면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 경우도 많죠.

서울대공원(원장 송천헌)은 동물원에 사는 동물들 중 깨끗한 습성을 가진 동물을 알아보는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 깨끗한 물에 서식하는 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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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 pixabay @valiya


천연기념물 330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수달은 물고기를 좋아하는 동물로 잘 알려져 있죠. 그래서 신선한 물고기를 잘 보고 잡을 수 있을 정도로 맑고 깨끗한 물을 좋아합니다. 사는 곳도 물가의 돌틈이나 나무뿌리 사이의 공간, 다른 동물이 사용하던 굴에 사는데요. 깨끗한 물에서만 살기 때문에 수생태계의 건강도를 측정하는 척도로 쓰이기도 한답니다. 수달은 더러운 물 근처에서는 살지 않아요. 얼마나 청결한 상태를 좋아하는지 화장실을 정해두고 따로 쓸 정도입니다.

#. 목욕이 제일 좋아, 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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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을 몸에 묻힌 돼지. pixabay @Kira Hoffmann


사람이 물로 씻는 목욕을 하듯 돼지는 진흙을 몸에 묻혀 목욕을 합니다. 진흙이 말라 떨어질 때 진드기나 세균이 같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온 몸에 진흙을 묻히고 있다고 더럽다 오해하면 금물! 오히려 더 깨끗한 동물입니다. 돼지는 심지어 똥을 싫어하면서도 목욕을 못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변을 몸에 묻혀서라도 마른 똥이 세균과 함께 몸에서 떨어지게 해야만 할 정도로 깨끗한 것을 좋아합니다. 그러니 ‘더러운 똥돼지’라는 표현은 잘못된 거죠.

돼지가 목욕을 좋아하는 이유는 사실 따로 있습니다. 돼지는 땀샘이 코와 항문 주위에만 있어 체온조절을 위해서는 물이 반드시 필요해요. 물이 없으면 똥을 몸에 발라 체온을 떨어뜨리죠. 결국 생존을 위해 몸에 똥을 바르는 거였어요. 이런 행동들이 사실은 돼지를 더 청결하게 유지하도록 합니다. 야생 멧돼지들은 밥먹는 곳과 화장실을 1㎞ 이상 떨어트려 이용할 정도로 청결하답니다.

#. 공동 화장실을 이용하는 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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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 서울대공원


라마는 참 귀엽죠. 라마는 과나코, 알파카 , 비큐나와 같이 낙타과의 라마속 동물에 속합니다. 라마는 가축화된 동물로 야생에는 존재하지 않으며 침을 뱉는 동물로 유명하죠. 라마가 침뱉는 짤이 유행할 정도니까요. 라마가 침을 뱉는 이유는 서열이 낮은 개체에게 자신의 우월감을 보이기 위해서입니다. 쎈 척 하는 거죠. 라마는 사회성이 강한 동물로 수컷 한 마리와 암컷 여러 마리가 함께 무리를 이루어 사는데 여기저기 아무데서나 볼일을 보는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공동화장실을 만들어 이용하는 그들 나름의 위생 규율을 만들고 지키는 동물이기도 합니다.

#. 진정한 그루밍족! 호랑이·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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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서울대공원


고양이가 털에 묻은 이물질을 제거하는 행동을 말하는 그루밍은 고양잇과 동물들의 공통된 특성입니다. 돌기가 돋은 까끌한 혀에 침을 묻혀 몸을 닦거나 앞발, 이빨, 발톱으로 이물질을 긁어내어 몸정리하는 것도 모두 그루밍으로 볼 수 있어요. ‘에그~ 몸에 침을 바르는 게 무슨 청결이야!’ 할 수 있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인간의 관점일 뿐. 그루밍할 때 털 위에 바른 침은 체온조절까지 해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서울 동물원에 있는 사자와 호랑이도 마찬가지로 그루밍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게다가 물을 좋아하는 호랑이는 수영과 그루밍 모두를 즐기니 깨끗한 털 관리에 탁월하겠죠?

#. 똥은 피해서 다녀요 , 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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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pixabay @Michael Siebert


덩치 큰 코끼리의 똥은 코끼리만큼 크죠. 큰 똥이니 잘 보이는 것도 당연합니다. 코끼리가 길을 지나다니는 것을 보면 신기한 패턴이 보이는데 바로 똥을 거의 밟지 않고 피해 다닌다는 점! 고인 물보다 흐르는 물을 더 좋아하는 것도 코끼리가 청결한 이유입니다. 하루에도 모래목욕을 10번씩 하는 등 철저하게 몸관리를 하고요. 날이 더울 때는 물과 모래로 더위를 식히며 청결을 유지한답니다.

#. 코뿔소의 피부관리법은 황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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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코뿔소. 서울대공원


코로나19는 물러갈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봄과 여름은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점점 강해지는 자외선, 봄볕이 가을볕보다 더 강한 요즘 자외선 차단제를 꼭 바르고 다니시나요. 동물에게도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비법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 피부에도 매우 좋은 머드팩인데요. 이 머드팩을 즐겨하는 동물이 바로 코뿔소입니다. 서울대공원 대동물관의 흰코뿔소는 황토목욕탕에서 자주 황토목욕을 즐기죠. 황토를 몸에 묻혀 자외선을 차단해 체온을 조절할 수 있고 진드기 등 벌레를 쫓는 효과도 있답니다. 황토목욕을 자주 하는 덕에 붉은 코뿔소로 오해할 수 있지만 서울대공원 흰코뿔소는 피부관리를 열심히 한 것일 뿐 원래 밝은 회색에 가깝다는 사실!

(*잠깐 여기서 알아두면 더 좋은 상식! 흰코뿔소의 영문 표기법인 ‘White Rhinoceros’는 아프리카어로 큰 턱을 뜻하는 ‘Wideje’가 white로 잘못 쓰인 것이 굳어진 것입니다. 흰코뿔소의 원래 색은 흰색이라기 보다는 옅은 회색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 적당한 햇볕으로 건강한 피부관리, 점박이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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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박이 물범. 서울대공원


서울동물원 해양관을 관람하다보면 낮에는 바위 위에서 햇볕을 쬐며 털을 관리하는 점박이물범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햇볕에 털을 말리면서 자외선으로 몸을 소독하고, 털을 건조시키는 모습인데요. 번식기와 털갈이하는 시기가 비슷한데 이때는 더 자주 바위에 올라 몸을 말립니다. 그런데 야생에서는 서열이 낮으면 바위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기도 해요. 잘 보시면 바위에서 모두 함께 자고 있어도 서로 살을 닿지 않는 것도 특징입니다. 음…물범들의 일종의 ‘사회적 거리’라고나 할까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가 꼭 필요한 지금, 점박이물범처럼 서로 거리를 지켜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번 별별리스트는 서울동물원 김능희 동물기획팀장의 감수를 받아 작성했습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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