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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美 해군장관 직대 맡은 육군 차관 “나 원래 해군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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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법무관으로 본부 법무실장까지 지내고 퇴역 / 이후 육군의 민간인 관료로 변신… 최근 차관 진급

장차관을 모두 잃은 미국 해군을 임시로 이끄는 장관 직무대행에 임명된 현직 육군 차관의 취임 일성은 ‘나도 실은 해군 출신이야’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으로 육군 차관에서 해군 장관 직무대행으로 이동한 제임스 맥퍼슨 대행은 9일(현지시간) 미 해군부 관할 하에 있는 해군 및 해병대의 현역 장병과 군무원, 그리고 그 가족 앞으로 보낸 서신에서 “해군·해병대 팀에 돌아와(return) 영광”이란 말로 운을 뗐다. 친정에 복귀했다는 뜻이다.

맥퍼슨 대행은 젊은 시절 육군에서 병사로 복무했고 법조인이 된 뒤로는 해군 법무관에 임명돼 해군부 법무실장까지 지냈다. 그가 이번에 해군 장관 대행이 된 것을 ‘친정 복귀’라고 표현한 것도 이 해군 법무관 경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일보

현직 육군 차관에서 임시로 해군 장관 직무대행에 임명된 제임스 맥퍼슨 장관 대행. 미 육군 홈페이지


미 해군은 지난해 11월 리처드 스펜서 당시 장관이 해군 특수전단 부사관의 징계 문제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하다가 경질됐다. 그 직후 토마스 모들리 차관이 장관 직무대행을 맡아 최근까지 해군을 이끌어왔으나, 그 또한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여론의 질책을 받고 며칠 전 사임했다.

이처럼 해군 지휘부가 초토화한 상황에서 현직 육군 차관이 해군 장관 직무대행을 맡아 당분간 해군을 이끌게 됐으니 해군 장병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진 것은 불보듯 뻔한 노릇이다. 이 점을 의식한 듯 맥퍼슨 대행은 해군 장병들을 다독이는 것으로 취임의 변을 대신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제기한 엄청난 도전, 그리고 변화하는 글로벌 안보 환경에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지속적인 위협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그 어느 때보다 여러분을 필요로 한다”며 “위기에 맞서 해군 및 해병대 장병, 그리고 민간 관료들은 미국 국민들을 보호하는 일에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다”고 격려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는 물론 다른 항공모함 승조원들 중에서도 코로나19 확진환자가 계속 발생하자 해군 조직 전체에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이 만연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맥퍼슨 대행은 “조국은 해군 및 해병대 장병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여러분 본인은 물론 가족의 안녕과 안전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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