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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오비맥주, 4년 만에 매출 꺾였다…"'테라' 돌풍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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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 1560억원 감소…영업익 전년比 20.5%↓

뉴스1

오비맥주 CI©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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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오비맥주의 매출이 4년만에 역성장했다. 주류 시장 침체에 '테라' 맥주의 돌풍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지난해 매출 1조5421억원, 영업이익 408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9.2%, 영업이익은 20.5% 감소한 수치다. 오비맥주의 매출 성장세가 꺾인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당기순이익도 지난 2018년 3805억보다 무려 27% 줄어든 2743억원에 그쳤다.

오비맥주의 실적 악화는 주52시간 근무제에 따른 주류시장 위축과 원자재 비용 상승, 업체 간 출혈경쟁이 맞물린 결과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52시간제의 시행으로 '비(非) 회식 문화'가 확산하면서 지난해 맥주시장은 전년 대비 7%가량 쪼그라들었다. 반면 인건비와 맥주 원재료 가격 등 비용은 증가했다.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시장에서 히트를 치면서 맥주시장 점유율을 일부 앗아간 점도 오비맥주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특히 오비맥주는 지난해 4월 맥주가격을 소폭 인상했다가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다시 가격을 내렸다. 누적된 비용을 가격 인상분으로 상쇄하기에는 인상 기간이 짧았다는 평이다.

다만 오비맥주는 시장점유율 변동은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오비맥주가 속한 아시아태평양 사업부문 '버드와이저 APAC'는 "한국에서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약 1.6%p 하락했다"고 밝혔다.

경쟁에서 밀렸다기 보다는 경기 침체가 직격탄이 됐다는 것. 오비맥주 관계자는 "맥주시장은 위축됐지만 비용은 꾸준히 증가했다"며 "3년간 누적된 비용을 상쇄하기에는 지난해 가격 인상 기간이 짧았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업계 내 경쟁은 훨씬 치열해졌다"며 "판매관리비가 증가한 점도 수익 악화에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오비맥주의 실적 부진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주류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은 탓이다. 실제로 오비맥주는 지난 3일 판매 부진을 이유로 카스를 생산하는 청주 공장의 가동을 4주간 중단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주류시장은 위축을 넘어 얼어붙은 수준"이라며 "1분기 실적이 상당히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오비맥주는 2017년 3450억원에 이어 지난해 4390억원을 배당했다. 매출 감소에도 배당금을 27.2%나 늘린 셈이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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