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트럼프-WHO 싸움, 中왕이도 참전했다 "美의 남탓 무책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달 미국에서 "중국 바이러스"라는 말이 나오는 것에 대해 "부도덕하고 불공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친중’이라며 비판한 데 대해 중국의 외교 수장이 직접 반박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9일 프랑스 장이브 르드리앙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WHO는 과학적이며 공정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통화 내용은 중국 외교부가 10일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WHO는 중국 중심적”이라며 WHO에 대한 미국의 자금 지원 중단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적었다.

에티오피아 출신인 WHO 수장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우한(武漢)에서 발견된 이후 중국을 방문해 “중국의 방역 능력에 신뢰를 갖고 있다”는 등 중국을 두둔하는 발언을 하면서 논란을 불렀다.

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8일(현지시간) 기자회견 모습. 그는 ’더 많은 시신 가방을 원하지 않으면 정치 쟁점화 말라“고 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에게 ’정확한 분석이나 하라“고 반박했다. [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7일 비판에 대해 테워드로스 사무총장도 수위 높은 비판을 했다. 8일 기자회견에서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바이러스를 정치 쟁점화하지 말라”며 “(트럼프 대통령) 당신이 만약 더 많은 시체 가방을 보고 싶다면 (정치 쟁점화) 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WHO가 정확한 분석을 했다면 신종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는 줄었을 것”이라고 반격했다. 이렇게 미국과 WHO의 감정싸움이 격해지는 가운데 중국 왕이 부장까지 나선 것이다.

중앙일보

WHO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이 지난달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WHO를 공격하자 "더 많은 시체 가방을 보고 싶은 건가"라는 격앙된 어조로 반박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왕 국무위원은 또 9일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는 무책임하다”면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테워드로스 사무총장과 통화에서 WHO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사실을 언급하며 “중국도 이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이 열심히 일하고 있으며, 이들의 공헌은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WHO 감싸기에 나섰다.

왕 국무위원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서도 중국을 대표해 반격하는 역할을 도맡았다. 그는 기자회견 등에서 "미국이 (신종 코로나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것은 부당하다"고 수차례 주장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