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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넘치는 재고에…포스코 `감산`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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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계 감산 공포 ◆

포스코가 감산에 들어갈지를 검토 중이다. 제철소 고로는 한 번 가동을 멈추면 온전히 회복하는 데 통상 2~3개월이 걸리는 데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고로를 멈춰 세우는 대신 가동률을 낮춰 생산량을 줄이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가 실제 감산에 들어가게 되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에 다시 감산을 하게 된다. 코로나19 글로벌 확산 여파로 자동차·가전·조선 등 전방산업의 수요가 줄면서 제조업체들의 '감산 도미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감산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 12일부터 다음달 말까지로 계획된 광양제철소 3고로 개·보수를 진행하면서 자연 감산분이 약 110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포스코는 그동안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줄어드는 수요를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가 감산 압력을 버티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장 공식화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2008년 재고 누적과 제조업 전반의 위축으로 12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두 달 동안 57만t을 감산했다. 2개월 평균 생산량의 10.3% 수준으로, 포스코가 인위적 감산에 나선 것은 1968년 창사 이래 처음이었다.

자동차를 비롯한 전방산업은 코로나19발 타격을 받아 올 상반기 15~20%에 이르는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철강산업의 수요산업별 출하 비중은 자동차가 29%, 전기·전자가 7% 수준이다.

자동차는 1분기 국내 생산량이 81만3000대로 추정돼 지난해보다 15%가량 줄었으며 2분기에는 85만6000대가 생산돼 20%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 1월 포스코 경영연구원은 올해 자동차 생산량이 지난해(395만1000대)보다 소폭 증가한 398만300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자동차 강판을 900만t가량 판매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을 현대기아차·현대제철에 공급했다.

상반기에 가전제품 출하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포스코가 감산을 고민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코로나19 감염 예방보다는 재고 관리에 초점을 맞춘 가동 중단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현지 지역 상황과 물동 관리를 위해 멕시코 레이노사 TV 공장과 멕시칼리 TV 공장을 가동 중단하기로 했다. 레이노사는 8일과 13일 이틀간 문을 닫고, 멕시칼리는 13~24일까지 각각 생산을 중단한다.

[서동철 기자 / 전경운 기자 /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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