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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한옥마을에 폭발물" 허위신고 10대, 휴대전화 버려 증거인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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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신고 때 경찰에 군 병력까지 동원해 수색했으나 허탕

연합뉴스

전주 한옥마을 야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전주 한옥마을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며 허위 신고한 이는 고등학생인 것으로 밝혀졌다.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A군(16)을 검거했다고 10일 밝혔다.

A군은 지난달 30일 오후 6시 11분께 전주 한옥마을 한 제과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허위 신고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경찰과 군 폭발물처리반(EOD) 등이 70여명이 현장에 출동해 3시간 넘게 수색했으나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A군은 재차 허위신고를 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한옥마을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신고한 뒤 7시간 만인 지난달 31일 오전 1시 43분께 같은 번호로 재차 허위신고를 했다.

그는 "불법 성매매 업소에 미성년자가 들어갔다"고 신고했다. 마침 주변에 있던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신고 1분여 만에 A군을 발견했다.

A군은 경찰이 쫓아오자 황급히 택시를 타고 전주의 한 저수지로 향했다. 이후 휴대전화를 버려 증거를 인멸했다.

그는 경찰이 다가와 임의동행을 요구하자 "내가 신고했다는 증거가 어디 있느냐"며 "미성년자는 부모 동의 없이는 동행할 수 없다는 것을 모르느냐"고 소리쳤다.

경찰은 결정적인 증거물인 휴대전화를 찾지 못하자 발길을 돌렸으나 이후에도 A군을 유력 용의자로 보고 수사를 이어갔다.

그러던 중 A군이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저수지를 다시 찾은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확보하고 이날 오후 5시 10분께 전주의 한 쇼핑몰에서 A군을 체포했다.

조사 결과 A군은 올해만 6건의 허위신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신고할 때마다 중년 남성과 여성 등의 목소리로 변조해 경찰의 수사망을 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A군은 유심칩을 뺀 휴대전화를 사용해 추적이 어려웠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통상 유심칩이 없는 휴대전화로 신고하면 경찰 전화엔 '035', '045' 등으로 시작하는 발신 번호가 뜨는데 기지국 오차범위가 1∼5㎞여서 용의자를 특정하기 쉽지 않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허위 신고로 수많은 경찰관과 군 인력이 현장에 투입돼 넓은 범위를 수색해야 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w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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