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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여적]코로나 유전자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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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기초과학연구원(IBS)이 RNA 연구단 김빛내리 단장·장혜식 연구위원 연구팀과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공동 연구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원인인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지도를 완성했다고 9일 밝혔다. 사진은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의 작용 기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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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는 포유류와 조류에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RNA 바이러스다. 1930년대 닭에서 처음 발견된 뒤 개·돼지·박쥐·돌고래 등으로 이어졌다. 사람 발병은 1960년대에 나타났다. 현재까지 인체 감염이 확인된 코로나바이러스는 7종이다. 그중 4종은 가벼운 감기 증상에 그치는 반면 3종은 중증 폐렴을 일으킨다. 코로나19는 코로나바이러스의 7번째 인체 감염 사례이자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 이은 3번째 중증 질환이다. 코로나19의 병원체는 ‘사스 코로나바이러스 2’이다. 국제바이러스분류위원회가 2003년 유행한 사스와 비슷하다는 점에 주목해 명명한 것이다.

중국이 지난해 12월31일 세계보건기구에 ‘정체불명의 폐렴’으로 코로나19 발생을 공식 보고한 이후 100일을 갓 넘긴 10일 현재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160만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도 9만6000여명에 이른다. 문제는 아직도 코로나19의 정점과 끝을 알 수 없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가뭄에 단비 같은 성과를 내놓았다. 기초과학연구원 RNA연구단 김빛내리 단장(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이 이끄는 공동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사스 코로나바이러스 2’의 유전자 지도를 완성해 공개한 것이다. 바이러스가 숙주세포 안에서 생산한 RNA 전체 분석을 통해 바이러스 유전자들의 정확한 위치를 찾고, 숨겨져 있거나 변형된 RNA를 발견한 연구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코로나바이러스19가 어떻게 구성됐는지 알려주는 지도를 제시한 것이다. 또 바이러스에 숨겨진 여러 가지 비밀을 풀어낼 열쇠라고도 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번 유전자 지도가 코로나바이러스19의 증식원리를 상세히 알려줌으로써 더 정확한 진단키트와 새로운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만했다.

온 나라가 연구·개발에 애쓰고 있지만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이 당장 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은 세계에서 ‘코로나19 방역 모델’로 손꼽히고 있다. 여기에 ‘유전자 지도’까지 밝혀냈다. 코로나19가 나라의 위상을 올리고 있다. 영화 같은 반전이다.

차준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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