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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사설]총선·부활절·꽃놀이, ‘거리 두기’ 주말이 고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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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7명이었다. 대구는 신규 확진자가 0명이었다. 수치만 볼 때 대구·경북 집단감염이 시작된 2월 중순 이전으로 돌아갔다. 이번 주 하루 신규 확진자는 50명 안팎으로 정부의 ‘사회적(물리적) 거리 두기’ 목표인 ‘하루 50명 이하’에 근접하고 있다. 분명 긍정적인 신호이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해외유입 사례가 줄지 않은 데다 수도권의 유흥업소·학원 등에서 감염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곳곳에 잠복해 있는 코로나19 불씨를 잡을 때까지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

이번 주말은 거리 두기의 최대 고비이다. 21대 총선에 출마한 각당의 후보들은 주말에 막바지 선거유세를 펼친다. 11일 전국 3500여곳 투표소에서는 이틀째 사전투표가 진행된다. 12일 부활절을 맞아 적지 않은 교회들이 온라인 예배에서 현장 예배로 돌리겠다고 예고했다. 봄꽃이 만개한 공원이나 유원지에는 코로나19의 피로감을 떨치려는 상춘 인파들이 몰릴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는 주말이다. 방심하고 부주의한 행동은 자칫 ‘감염병 2차 유행’의 뇌관을 건드릴 수 있다. 지난달 말 하루 확진자가 20명대로 줄었던 싱가포르에서는 지난 8일 140여명으로 급증했다. 먼 나라의 일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0일 생활방역체제 구축을 위한 첫 회의를 열었다. 생활방역이란 시민의 일상생활·경제활동을 유지하면서 감염병 전파를 차단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중대본은 앞서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50명 이하로 줄고, 감염경로를 모르는 ‘깜깜이 환자’가 5% 이하일 때 생활방역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은 생활방역으로 진입하는 초입 단계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부활절과 총선만 잘 넘기면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주말의 거리 두기 실천은 ‘생활방역’으로 가는 관건이다.

지난 2월 하루 900여명에 달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여일 만에 20명대로 감소한 것은 방역당국과 의료진의 헌신, 그리고 시민의 협조가 일궈낸 쾌거다. 영국, 프랑스 등에서는 한국의 방역모델을 높이 평가하며 검역 기술·진단키트 수입을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방역이 끝난 게 아니다. 신규 확진자가 줄었지만, 치료 중인 환자만 3000명이 넘는다. 감염자 가운데 깜깜이 환자비율은 9.8%나 된다. 이제 발을 뗀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연구가 언제 결실을 맺을지는 예측조차 어렵다. 코로나19 사태가 3개월째 이어지면서 모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그렇다고 주저앉아서는 안된다. 한발 더 내디뎌야 한다. 이번 주말의 거리 두기에 방역의 성패가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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