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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사설]기업판 재난지원금, 위기 때 더욱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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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그룹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임원을 제외한 그룹 전 계열사 직원 2200명에게 직급·연차에 상관없이 100만원씩을 지급한다고 10일 밝혔다. 기업판 ‘긴급재난지원금’이다. 지원금은 사안의 긴급성 때문에 현금으로 지급된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서울과 여수, 울산, 대전, 아산 등 각 사업장 인근 지역상권에서 적극 소비할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업이 먼저 사원들과 지역경제 살리기에 나섰다니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이런 기업의 뜻에 동참하는 제2, 제3의 기업이 나타나길 기대한다.

한국고용정보원 통계를 보면 1~2월 실직자는 22만명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실업공포는 이제 시작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항공업·중공업·자동차 등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고, 학교 비정규직 등 실업상태에 방치된 노동자 증가세는 가파르다. 코로나19로 소비와 판매, 생산이 위축되면서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소비를 늘려야 하는데, 소득보전과 고용유지가 관건이다. 금융위기 때 프랑스나 영국처럼 대량실업을 용인하는 바람에 위기탈출이 더뎠던 경험을 새겨야 한다. 노동자부터 해고하는 방식으로는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코로나19와 싸우는 시민들의 대응은 이미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국적으로 확산된 자발적 임대료 인하운동은 그중 일례다. ‘감자합니다’ ‘기본소득 운동’ ‘큰두레 시민운동’ 등 지방 정부의 노력도 마찬가지다. 기업들도 고통분담에 동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마스크 제조업체에 생산기술을 전수했다. 현대모비스는 전국 1100여개 대리점에 공급부품가격을 깎아주고, 어음 만기일도 연장해줬다. 성금·물품 기부는 물론 마스크와 손소독제 무상제공에서 기술·경영 지원과 금융혜택까지 기업들이 앞다퉈 협력업체와의 ‘상생’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재난지원금 지급에 동참하는 기업까지 생겼다.

정부는 이런 ‘선순환 구조’가 안착되도록 해야 한다. 150조원에 달하는 위기대응 정책자금의 집행속도는 더 높이고, 상생에 나서는 기업에 대한 격려와 지원은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일자리에서 밀려난 노동자의 생활안정과 재취업대책 역시 소홀히 해선 안된다. 무엇보다 고용유지가 코로나19 위기 타개의 관건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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