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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선택 4·15]‘여권 인사 n번방 연루’ 들먹인 통합당…성범죄 정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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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쯤 폭로” 예고해놓고 역풍 우려에 “확인 안돼” 한발 빼

민주당 “판 흔들어보려는 정치공작” 대응 준비하며 초긴장

4·15 총선이 막판 ‘네거티브’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사전투표 첫날인 10일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여권 인사가 연루된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마타도어’라며 태스크포스(TF) 대응팀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총선을 5일 앞두고 폭로전이 불거질 경우 사건 본질과 무관하게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앞장서야 할 정치권이 성착취 범죄사건을 정쟁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통합당 이진복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성착취 동영상 제작유포 사건인) ‘n번방’과 관련된 많은 제보가 있었고, 선거 중에 이를 제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권 인사가 연루됐다는 내용이 있나’라고 묻자 “그런 이야기를 듣긴 했다. 구체적으로는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주말에 공개되느냐’는 질문엔 “그렇게 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앞서 유튜브 ‘신의 한 수’에 출연해 “저쪽(여당)에서 터질 것이 있다. 그걸 막기 위해 온갖 방법을 쓰고 있다”며 “점검이 상당히 됐다. 주말쯤 국민들이 보시면 가증스러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가짜뉴스’라고 반박하며 대응 TF 구성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통합당을 향해선 “전형적인 공작정치”라고 역공했다. 현근택 선대위 대변인은 “수많은 국민들의 삶이 뿌리째 흔들린 n번방 사건까지도 흑색선전 소재로 삼은 통합당의 경솔함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통합당이 무능하고 대안정당이 될 수 없음을 입증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오히려 경찰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이해찬 대표는 지난 7일 “(어디선가) 총선용 정치 공작을 2~3개 정도 준비하는 것 같다”고 했다. 방송인 김어준씨도 지난 6일 통합당발 공작설을 제기한 바 있다.

통합당은 이날 오후 폭로 예고가 와전됐다며 한발짝 물러섰다. 정원석 선대위 상근대변인은 “현재 많은 제보를 받고 있고 여기에는 여권 인사가 포함되어 있는 것은 맞지만, 사실관계가 명확히 체크된 것은 없다”며 “당에서 ‘한 방’을 발표한다거나 하는 내용은 와전된 부분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섣부른 폭로가 불러올 역풍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한국당 조수진 수석대변인은 “여권에 진짜 터질 게 없다면 저토록 호들갑 떨지는 않을 것”이라며 “잊지 않아야 할 것은 여권의 ‘두꼼수’(이해찬·김어준)가 연일 사태를 정쟁화하면서 피해자들의 상처는 커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역공했다.

한 여성계 인사는 “국민적 공분을 산 초유의 사건을 두고 여야가 공작이니, 폭로니 하며 선거 유불리에 급급한 모습을 보니 분노가 치민다”고 말했다.

임지선·조형국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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