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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사설] 이번 주말이 코로나 방역 분수령… 긴장 늦추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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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꽃구경·선거유세 겹쳐 / 감염병 언제든 폭발적 확산 가능 / 모두 방역수칙 철저히 준수해야

세계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어제 0시 기준 전날보다 27명 늘었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20명대로 떨어진 것은 50일 만이다. 누적 확진자가 6807명에 달하는 대구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한 명도 없었다. 대구지역 첫 확진자가 나온 지 52일 만이다. 코로나 진원지라는 따가운 시선 속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킨 대구 시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의료진의 헌신이 만들어낸 성과다.

코로나 확산세가 주춤했다고 방심해선 안 된다. 학원·유흥업소 등을 중심으로 산발적 집단감염 우려가 여전한 데다 확진자 중 완치해 격리해제된 뒤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가 91명으로 늘었다. 정부의 ‘무관용 원칙’ 경고에도 서울의 20대 여성이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커피숍·식당 등을 수시로 드나드는 등 무단이탈 행위도 끊이지 않는다. 인구밀집 지역인 수도권에서 젊은이들이 클럽 등 유흥시설을 이용하면서 ‘조용한 슈퍼 전파자’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틀간 시행되는 4·15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어제 점심시간 등에 유권자들이 몰린 일부 투표소는 ‘1m 거리두기’가 무너지는 일까지 벌어졌다. 위험천만한 일이다. 콜센터, 요양원, 종교시설 등에서 드러난 대로 집단감염은 한번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이 사태가 확산될 수 있다.

이번 주말이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분수령이다. 부활절인 내일 전국에서 크고 작은 예배가 열린다. 정세균 총리는 “대면 집회를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개화 절정기를 맞아 공원, 유원지 등에 행락객이 몰릴 것으로 우려된다. 오죽하면 지자체마다 행락객을 막기 위해 유채꽃밭을 갈아엎는 등 비상 대처에 나서겠는가. 4·15총선 마지막 주말 유세전도 예고돼 있다. 사람들이 밀집한 곳에서 감염이 번지면 감염원을 찾아내기가 훨씬 어려워진다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과거의 감염병을 보면 잠시 잠잠했다가 여러 차례 폭발적 확산세를 보였다. 두 달 가까이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칠 법도 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 어제 나들이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 교통량이 증가하고, 카페·식당·당구장 등도 북적인다고 한다. 잠깐 긴장을 늦추다가 공동체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자칫 방심하면 그간의 방역 성과를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주말엔 모두가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한다. 정부도 사회 안전을 해치는 자가격리 위반자에 대해서는 일관되고 엄중한 법 집행에 나서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부활절과 총선만 잘 넘기면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생활방역위원회 1차 회의를 열어 일상에서 감염 예방을 실천하는 생활방역체계로의 전환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방역 고비를 잘 넘겨야 일상의 즐거움을 다시 누리는 날이 빨리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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