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확진자 수가 안정되는 지금이 오히려 '조용한 전파' 시기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언제나 위기는 긴장의 끈을 놓을 때 닥쳐온다. 당장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수 있다. 전국에서 4·15 총선을 겨냥한 막바지 유세전이 펼쳐지게 되고, 만개한 벚꽃과 봄 날씨를 즐기기 위해 상춘객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쓰고 선거운동을 한다지만 대다수 후보들이 연설을 하고 시민들과 접촉해 악수를 하고 있어 불안 불안하다. 12일 부활절을 맞아 닫혔던 문을 여는 교회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도 복병이다. 서울시는 부활절 교회 현장예배가 지난주 1914곳보다 10%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대면 접촉을 늘리는 순간 감염 위험은 확 높아지는 만큼 교회들은 인내심을 발휘해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산발적 집단감염 위험은 여전하다. 10일 확진자 중 15명은 수도권에서 나왔다. 인구 밀집도가 높은 수도권은 유흥시설, 학원 감염뿐 아니라 의정부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처럼 의료기관도 '2차 대유행'의 고리가 될 수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 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10일 "여기저기 흩어져 숨어 있는 감염 요인이 어느 순간 결집하면 대규모 집단감염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며 잔불을 잡기 위한 '끈기'를 강조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일상·경제생활과 방역이 조화를 이루는 '생활 방역'체제 전환 논의에 들어갔다. 국민 피로도와 경제 침체 등을 고려해 곧 생활방역으로 전환해야 하지만 19일까지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 어느 때보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절제와 주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지금 방심하면 지난 3개월간 의료진과 국민이 불편을 감수하며 쌓은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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