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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미국 GDP 34% 폭락에 실업률 15% 이상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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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선 기자(editor2@pressian.com)]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주일만에 100만 명에서 150만명으로 폭증한 가운데, 미국에선 하루 3만 명 넘는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확진자가 10일 46만 명을 돌파했다. 미국의 사망자는 1만6700명을 넘어섰다. 세계 유일 패권국가로 불리는 미국이 전염병이라는 적에게 가장 무력하게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충격은 인명피해뿐이 아니다. 글로벌 경제에도 전대미문의 충격을 주고 있다. 국제교역을 순식간에 얼어붙게 하는 특성상 코로나19 확진자가 소강상태에 들어선다고 해도 경제 충격은 지속적이고 장기적일 가능성까지 내포하고 있다.

이때문에 글로벌 경제 전문가들의 전망은 불과 한두달사이에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더 심한 경제침체를 초래할 것"이라는 진단에서 "1930년대 대공항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경고로 바뀌고 있다.

이런 경고는 국제통화기금(IMF)에 의해 "올해 글로벌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이 확실하다"는 전망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9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경제는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경기침체가 초래될 수 있다"면서 당장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을 수정했다.

IMF는 오는 16일 수정된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코로나19의 영향이 반영되기 전인 지난 1월 전망에서 160개 국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플러스 성장을 낙관했다.

하지만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날 "코로나19 확산으로 성장이 확실시된 글로벌 경제를 얼마나 급격하게 경기침체로 몰고갔는지 보여주는 전망이 발표될 것"이라면서 "IMF는 올해 170개국 이상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을 바꾸었다"고 밝혔다.

그는 수정된 전망도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전망을 하기에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면서 "특히 팬데믹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이냐 등 많은 변수에 따라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IMF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작년보다 0.4%포인트 오른 3.3%로 전망했다. 불과 석달만에 글로벌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할 것이 분명하다고 전망이 바뀐 것은 코로나19가 경제에 대한 충격면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라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 실업률 두자릿수, GDP 10% 이상 감소할 것"

앞서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를 이끄는 레이 달리오도 "대공황과 비슷한 경제침체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달리오는 지난 8일 공개된 지식 콘퍼런스 테드 커넥츠(TED Connects)와의 영상 인터뷰에서 "미국의 실업률이 두자릿수가 될 것이며, 10% 이상 GDP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반적인 경제침체(recession)는 몇 분기 연속 GDP가 감소하는 정도인 반면, 공황급 경기침체(depression)는 몇년에 걸쳐 GDP가 성장을 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골드만삭스는 올 여름쯤 미국의 실업률은 15%로 치솟고, 올해 2분기 미국의 GDP는 전분기 대비 무려 3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의 실업 증가세는 기록적이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3월 29일~4월 4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661만 건을 기록했다고 9일(현지시간)밝혔다. 이는 전주 687만 건보다는 줄어든 수준이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이 정점을 지나던 2009년 6월에 기록한 661만 건과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 3주간 기록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모두 1680만여 건에 달한다.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지난 2월까지 최근 1년간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매월 평균 21만6000건이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면 경제가 신속하게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경제의 펀더멘털이 부실해 생기는 경기침체가 아니기 때문에, 전염병이 일단 통제가 가능해지면 경제는 다시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도 이날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하반기에 미국 경제는 신속하게 회복할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기대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도 정확히 언제쯤 경제가 회복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지금 말하는 것은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답변을 피했다.

연준은 코로나19 사태로 얼어붙은 미국 경제를 방어하기 위해 투기등급 회사채까지 매입하는 초유의 조치까지 추가했다. 최대 2조3000억 달러(약 2800조 원)을 투입해 투기등급 회사채부터 주택 저당증권, 지방채 등을 사들인다는 것이다.

연준의 파격적인 유동성 공급 조치로 뉴욕증시는 다우지수가 1.22% 상승하는 등 이틀 연속 강세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기대하는 '5월1일 경제 정상화' 일정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다시 열어야 한다"며 당초 부활절(4월12일)을 희망 시간표로 제시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 적용을 이달 말까지 한 달 더 연장했다. 5월 1일은 한차례 연장이 끝나고 다시 진로를 정해야 할 시점이다.

코로나19에 대한 미국 정부의 태스크포스 멤버 중 가장 신뢰받는 전문가로 떠오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감염) 완화 조치 및 물리적 격리에 관한 한 우리는 여전히 가속페달을 밟아야 한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아직 느슨하게 해선 안 되며 바이러스가 다시 돌아올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선 기자(editor2@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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