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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코로나 항체, 홍역 비슷하면 '오케이'…독감에 가까우면 '큰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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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방대본 "항체검사법 도입해 집단면역형성 연구할 것

전문가 "코로나19 항체 지속성 독감처럼 짧으면 매년 유행병 될 것"

뉴스1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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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서영빈 기자,음상준 기자,이영성 기자,김태환 기자 =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면역 연구에 들어간다. 코로나19는 홍역처럼 한번 앓고 끝나는 일회성 사건이 될까, 독감처럼 매년 돌아오는 악몽이 될까. 어느 쪽일지는 집단면역 연구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브리핑을 통해 "항체검사법을 도입해 집단면역형성에 대해 연구할 것"이라며 "대구 등 지역별 면역도를 평가하는 조사도 기획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단면역이란 무엇이고 그것을 연구하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 11일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았다.

◇집단면역이란?…인구 70%만 면역 생기면 코로나 근절

집단면역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항체에 대해 알아야 한다. 우리 몸속으로 어떤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우리 몸은 그 바이러스와 꼭 맞는 면역물질인 항체를 만들어낸다. 인위적으로 백신을 통해서도 항체를 만들 수 있다.

대개 항체가 한번 만들어지면 다음부터 같은 바이러스에 대해 면역을 갖게 된다. 한번 홍역에 걸린 사람은 평생 다시 홍역에 걸리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집단면역'이란 이같은 항체의 속성에 근거한 이론이다. 코로나19의 항체를 가진 인구의 비중이 높아질수록 코로나19는 쉽게 전파되지 못한다. 가령 지금은 댄스클럽에서 마주친 확진자 한명을 통해 내가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고, 또 나를 통해 내 가족들까지 연달아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 하지만 만약 나에게 코로나19 항체가 있다면? 코로나19는 나를 통해 가족들에게 전파되지 않고 그저 클럽 안에만 머물다가 소멸한다. 항체를 가진 사람은 코로나19에 대해 일종의 '사람 방패' 역할을 하는 것이다.

국민의 100%가 항체를 가질 필요도 없다. 일단 나에게만 항체가 있더라도, 클럽에서 마주친 확진자로부터 내 가족을 지키기는 충분하다. 전체 인구의 딱 70%만 항체를 가지고 있어도 코로나19가 더 이상 전파되지 못하고 자연 소멸할 것이라는 이론이 널리 알려져 있다.

이처럼 인구 약70%가 항체를 갖게 되는 상황을 두고 우리는 '집단 면역이 형성됐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코로나19를 완벽히 통제하고 정복하게 되는 것이다. 방역 당국이 실시하는 집단면역 연구도 궁극적으로 이같은 상태를 지향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재확진 사례 자꾸 나오는데 '집단 면역' 가능할까?…"가능"

최근 코로나19 환자 중 완치 후 재확진되는 사례가 연이어 보고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0일까지 국내에서만 91명이 완치 후 재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외에서도 재확진 사례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

완치 후 재확진 된다는 건 '집단 면역' 계획에는 좋은 신호가 아니다. 코로나19는 항체가 만들어지지 않는 특이한 병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 '사람 방패'고 뭐고 한번 걸렸다가 또 걸리고, 또 걸리고 또 걸리면서 코로나19가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수 있다.

다만 해외 연구들은 코로나19를 앓고 난 뒤 항체가 만들어진다는 증거를 계속 보여주고 있다. 단지 항체가 만들어지지 않는 경우도 소수 존재할 뿐이다.

김우주 교수는 "중국 푸단대학교에서 (코로나19 환자) 175명으로 항체 생성 검사를 했었다. 상당수가 15일 뒤 바이러스 방어항체가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물론 일부 안 생기는 사람도 있지만 상당수는 항체가 생겼다"고 밝혔다. 특히 고령층으로 갈수록 방어항체가 많이 생성돼 면역력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것이 우리나라의 인구·환경에서도 해당되는 내용인지 따로 확인·연구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김 교수는 "중국 자료를 인용할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집단면역 연구로 밝혀내야할 점…항체 지속성 '홍역 vs 독감' 어디에 가깝나

집단면역 연구를 통해 밝혀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코로나19 항체의 지속성이 얼마나 되냐는 것이다.

각 질병의 항체는 모두 지속성이 다르고, 그것이 해당 바이러스에 대한 방역 전략을 결정한다. 가령 홍역 항체의 수명은 무한하기 때문에 한번 감염된 뒤에는 더 걱정이 없다. 때문에 방역 전략도 유년기에 한번 접종을 하는 것으로 그친다. 하지만 독감은 몇 개월 지나면 항체가 사라진다. 때문에 뉴스에서도 매년마다 독감에 대한 경고가 반복해서 나오는 것이다. 독감은 올해 걸렸다가 나아도 내년에 또 걸릴 수 있다.

코로나19는 홍역에 가까울까, 독감에 가까울까? 만약 코로나19의 항체가 몇달 짜리라면, 우리는 매해 겨울마다 코로나쇼크를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두 경우에 대해 우리 사회와 방역당국이 갖춰야 하는 준비태세는 천양지차다.

항체 지속성이 짧아 매년마다 전 국민의 항체 보유 비중이 0%로 되돌려진다면 '집단 면역'이론도 사실상 물거품이 된다.

코로나19 항체의 유지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 아직 알 수는 없다. 코로나19가 세상에 나온 지 고작 3~4달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이제부터 집단면역 연구를 통해 이를 알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김 교수는 "집단면역 연구에 있어 또 하나의 관건은 이 항체가 얼마나 지속될 것이냐 하는 것"이라며 "홍역은 항체가 생기면 평생 가지만 코로나19는 어떨지 모른다. 독감처럼 5~6개월 뒤 항체가 떨어지면 매년 겨울마다 코로나19가 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은경 본부장은 브리핑을 통해 "집단면역이 많이 생겨서 한번 걸리신 분들은 다시 안 걸리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코로나19의 바이러스가 감염 이후에 어떻게 면역을 형성하는지에 대해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suhcrat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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