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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더오래] 코로나마저도…쌍둥이같은 이탈리아와 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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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강정영의 이웃집 부자이야기(49)



“이탈리아의 형제들이여, 이탈리아는 깨어났다. 승리의 여신, 어디에 있는가. 그대는 머리를 숙이라! 우리는 수 세기 동안 억압받고 조소당했으니, 이는 우리가 뭉치지 않고, 흩어져 살았기 때문이었네. 단결하고 사랑하자. 우리의 고향 땅에서 신의 가호 아래 단결한다면, 누가 우리를 이길 수 있으랴?”

이탈리아 국가 ‘마멜리 찬가’가 울려 퍼진다. 도시가 봉쇄되고 집에 감금된 사람들의 발코니에서. 아파트 창문을 열어젖히고 손뼉을 치며 노래하고 서로를 뜨겁게 격려한다. ‘다 잘 될 거야(Andra Tutto Bene)’라는 현수막도 내걸려 있다. 스페인에서도 비슷한 광경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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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베네치아 풍경.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문화적 콘텐트는 ‘3F’로 요약할 수 있다. 가족(Family), 음식(Food), 축제(Festival)다. 그들은 인생에서 가족을 무엇보다 중시한다. [사진 pixn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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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쌍둥이처럼 닮았다. 세계 최고의 여행지, 반도 국가, 언어도 비슷하고, 종교는 가톨릭, 지중해성 기후에, 민족성이 외향적인 것도 닮았다. 사이즈와 인구까지 거의 같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감염자와 희생자가 많은 것까지도 닮았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문화적 콘텐츠도 닮았는데 ‘3F’로 요약할 수 있다. 가족(Family), 음식(Food), 축제(Festival)다. 그들은 인생에서 가족(Family)을 무엇보다 중시한다. 가족이나 친척들 간에 서로 기념하고 축하하기 위한 풍성한 모임이 많다. 지금도 3대가 같이 한 지붕 밑에 사는 집이 많다. 이웃까지도 한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한다. 한마디로 정이 많고, 친근한 사람들이다.

다음은 음식(Food)이다. 두 나라 모두 음식 천국이다. 지중해를 끼고 있어서 해산물이 풍부하다. 요리 방법은 완전히 다르나, 맛은 똑같이 최고다. 이탈리아 음식에 빠지지 않는 것은 신선한 토마토, 올가닉 채소, 바질, 페스토(여러 가지 재료로 만든 그린 소스), 파르메산 치즈다.

여행 중에 소박하게 한 끼를 해결하려면 바(Bar)에 들리면 된다. 커피와 간단한 먹을거리가 있는 카페 같은 곳이다. 아침식사로 카푸치노와 코르네토(Cornetto, 크루아상)를 먹어보자. 이탈리아 사람들은 크림이나 잼이든 코르네토를 즐겨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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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과 이탈리아. 아름다운 풍광, 수많은 문화유산과 유서 깊은 건축물을 간직하고 있는 나라들은 외국인들에게 개방적이고 친절하다. [사진 pxhere]



스페인 축제로 대표적인 것은 3월 15~19일에 열리는 라스 파야스(Las Fallas) 발렌시아 불꽃축제다. 엄청난 크기의 풍자 조형물을 설치하고, 마지막 날 불 태워버리면서 새봄이 오는 것을 기념한다. 다음은 매년 7월 6∼14일에 열리는 세계적인 축제, 산페르민(San Fermin)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짜릿한 찰나의 흥분을 맛보고 싶은가. 길들여지지 않은 황소들과 골목길을 달리는 광란의 질주, 엔씨에로(Encierro)가 바로 그것이다. 세 번째는 8월 마지막 주 수요일, 스페인 남동쪽 작은 도시 부욜에서 열리는 토마토(La Tomatina) 축제다. 세계의 젊은이들이 모여 허름한 옷차림으로 마음껏 토마토를 던지고 노출하며 젊음의 열기를 뿜어낸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아름다운 풍광, 수많은 문화유산과 유서 깊은 건축물을 간직하고 있는 나라들. 물가도 싸고, 외국인들에게 개방적이고 친절하다. 기후도 지중해성으로 일 년 내내 온화하고 겨울도 그리 춥지 않다. 쾌할하고 자유분방하며 떠들썩했던 그들, 한때 제국을 경영한 패기있고 강렬한 민족. 그런 그들이 코로나에 갇혀서 창문을 열고 노래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이 사태가 빨리 진정되어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바란다. 사람들로 가득 찬 거리와 카페에서 시끌벅적 떠들어 대는 그들 모습이 보고 싶다.

비바 에스파냐!! 비바 이탈리아!

청강투자자문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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