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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팬데믹 선언날, 성인용품 불티···세계 '코로나 베이비붐'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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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적 수준의 격리조치가 출산율을 증가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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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전세계적 '봉쇄조치'가 강행되면서 세계적으로 출산율이 오를 수 있다는 사회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집에서의 격리생활 기간이 길어져 부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데다,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성인용품 판매까지 급증했기 때문이다.



◇팬데믹 선언의 날, 성인용품 판매 3배 '껑충'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뉴질랜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성인용품 전문점 '어덜트 토이 메가스토어'의 성인용품 판매량이 3월 들어 급증했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에 대한 팬데믹(Pandemic·세계대유행)을 선언한 3월 11일 뉴질랜드와 호주, 영국에서 성인용품 판매량이 3배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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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세관에 적발된 밀수입 성인인형(리얼돌)의 모습. [뉴스1]



또 영국과 호주에서 모든 술집에 휴업령이 내려진 3월 21일과 22일에도 이 업체 웹사이트 판매량이 2배 증가했으며, 뉴질랜드에 이동제한령 조치가 시행된 3월 25일 직전 48시간 동안 성인인형(일명 '리얼돌') 판매가 급증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어덜트 토이 메가스토어의 대변인 에밀리 라이츠는 "특히 윤활제와 성인용 보드게임 등 일명 '입문(Beginners) 용품'이 많이 팔렸다"며 "신종 코로나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듯 성인용품 소독 제품도 대거 판매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니얼 세대' 등장 기대감…'쿼런틴' 신조어도



이에 따라 ‘코로나 베이비붐’이 불어 ‘코로니얼 세대(Coronials·코로나와 밀레니얼 세대의 합성어)’가 등장할 수 있을 것이란 사회적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가디언은 "한달이 넘는 격리생활이 끝나고 9개월 뒤, 이 격리기간 중 생긴 아기들이 대거 태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이들이 성장해 청소년이 되면 '쿼런틴(Quaranteens)'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쿼런틴은 격리를 의미하는 '쿼런틴(Quarantine)'과 10대를 의미하는 '틴스(Teens)'의 유희적 합성어다.

실제 지난 2010년 2월 미국 동부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려 강제적 격리생활에 들어간 미 동부권에서 같은해 11월 출산율이 급증하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폭설로 고립된 부부들이 대거 임신했기 때문인데, 미국에서는 당시 상황을 '블리자드(Blizzard·폭설) 베이비붐'으로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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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의 세계 최대 콘돔업체 카렉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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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신종 코로나로 인해 세계 최대 콘돔 생산업체인 카렉스(Karex)가 말레이시아의 3개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이같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카렉스의 콘돔 생산량은 공장 가동 중단으로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한 달 동안 약 2억개나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UN은 카렉스의 공장 중단 사태에 대해 "신종 코로나로 인해 계획되지 않은 임신과 성병(STD)의 확산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카렉스는 전세계 콘돔의 5분 1을 생산하고 있다.



◇전문가 "전염병-출산율은 반비례 관계"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히려 전염병으로 인해 출산율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뉴질랜드 매시대학교의 파울 스푼리 인구학 교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과 같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오히려 임신과 출산이 감소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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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매시대학교 인구학과의 파울 스푼리 교수. [트위터 캡처]



그는 "임신을 계획 중이던 부부는 임신 계획을 미루게 되고, 함께 살고 있지 않은 연인의 경우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데이트와 접촉의 횟수를 줄이게 된다"며 "봉쇄조치가 끝나고 일상생활로 돌아간다고 해도 봉쇄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경기침체)로 인해 부부들은 출산을 더욱 미루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성인용품 판매 증가와 관련해서도 성인인형 등 부부가 아닌 미혼자들을 위한 성인용품이 주로 팔리면서 출산율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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