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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요즘사람]자가격리자도 투표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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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사전투표 첫 날인 10일 제21대 국회의원 사전투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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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기세가 한창이지만 선거는 치러집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의 사전투표가 어제부터 전국 3508개 사전투표소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는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 닥치기 전부터 국민들이 기다려왔던 역사적 이벤트였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정치에 대한 실망은 국민들의 마음 속에 '선거로 보여 줄 수밖에 없다'는 확신을 심어줬습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선거를 연기하자'는 주장이 나왔을 때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예정대로'를 외쳤던 것도 국민 여론이었습니다.


다른 나라는 우리와 달랐습니다. 영국은 지방선거를 1년 연기했고, 폴란드는 대통령선거를 우편투표로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선거를 앞둔 다른 여러 나라도 코로나19로 선거 일정에 차질이 빚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만 흔들림 없이 예정된 일정대로 선거를 추진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이나 해외 입국 등으로 자가격리 중인 사람들도 투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세계적으로 선거를 미루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자가격리 중인 사람도 투표장에 나와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 만큼 우리 국민들은 이번 선거를 벼려온 것입니다.


자가격리자가 투표하기 위해서는 다른 유권자들과 동선이나 시간대를 분리하고, 감염 예방을 위한 다양한 조치들이 필요합니다. 여러가지 면에서 품이 더 드는 일임에도 방역 당국은 당연하게 준비에 임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9일(현지시간)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강제 격리로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단절된 사람들은 스트레스와 불안감, 우울과 강박장애 등 정신적 고통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실제 세계적으로 정신건강 상담전화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문자메시지를 통해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비영리단체는 지난 4주 동안 미국과 캐나다, 영국에서 이용률이 40% 넘게 증가했다고 합니다. 상담자 대부분은 감염에 대한 우려, 외로움, 팬데믹으로 인한 재정적 어려움 등을 호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자가격리 중인 사람들도 투표장에 나와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물론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며칠 동안 확진자 수가 50명 안팎으로 줄어든 상태에서 유권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다시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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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지난 10일 서울의 몇몇 사전투표소의 모습.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투표자 간 거리 두기, 투표소에 입장에 앞서 발열 체크, 손 소독, 마스크 착용 등 기존 선거 풍경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진=아시아경제 김현민·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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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으로 인해 감염자가 더 늘어나서는 안된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사전투표도 적극 고려할 만합니다. 어제 치뤄진 사전투표의 투표율이 역대 최고를 찍은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지요.


이번 선거는 앞으로 4년 동안의 국가 운영을 좌우하게 됩니다. 실소할 수밖에 없는 거대 양당의 비례 위성정당의 탄생과 속보이는 정당 명칭 등 정치에 대한 혐오는 피할 길이 없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투표는 꼭 해야 합니다.


투표는 하지 않으면서 선거 결과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비판하는 사람들을 가끔 만납니다. 개인적으로 투표에 참여하지 않고 이런 식의 비판을 입에 올리는 사람과는 대화를 하지 않습니다. 나라의 일에 대해 대화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꼭 대화 과정에서 스스로 투표하지 않았음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 한 번도 투표에 빠진 적이 없는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일 뿐 이지요. 정치든, 나라 살림이든 비판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투표를 한 사람이 아닐까요?


투표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제외한 모두는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마스크를 하고, 장갑을 손에 껴야 해서 다소 불편할 수는 있지만 코로나19 이후의 상황을 잘 헤쳐 나가기 위해서도 투표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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