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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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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랬지]불매 운동도 옛말? 닌텐도 줄 서고 日 맥주 수입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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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결 따른 일본의 보복조치로 무역 분쟁 촉발

불매 운동 불붙어… 유니클로 실적, 日 맥주 판매 ↓

‘동물의 숲’ 열풍에 닌텐도 품귀 현상… 주류 수입도↑

전문가 “소비 정상화 과정… 정치로 해결할 문제”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최근 인력 구조조정 관련 이슈로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6일 배우진 에프알엘코리아 대표는 인원 구조조정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전자 메일을 전사 직원에게 발송해 물의를 빚었다.

유니클로는 즉각 공식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지만 사태는 일파만파 커져나갔다. 전문가들도 유니클로의 구조조정 가능성을 높이 점치고 있다. 지난해 일본 상품 불매 운동으로 큰 타격을 입었던 유니클로로서는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저하를 버티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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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유니클로 광화문 디타워점 앞에서 대학생겨레하나 회원인 방슬기찬 씨가 유니클로를 비롯한 일본 기업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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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 무역분쟁으로 촉발됐던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지난해 한일 양국의 갈등은 여느 때보다 극에 달했다. 지난해 7월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우리나라에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핵심 소재의 수출을 제한했다. 우리나라 대법원의 일본제철 강제징용 소송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였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당시 우리 정부 역시 일본으로의 전략물자 수출 절차를 까다롭게 하며 이에 대응하며 양국의 갈등은 고조됐다.

반일 감정이 거세지면서 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직격탄을 맞았다. 한일 무역 분쟁이 심화되자 국내 소비자들이 대표적인 일본 브랜드인 유니클로에 대해 대대적인 불매 운동을 펼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니클로가 지난해 10월 한 할머니가 등장해 “오래 전 일은 기억하지 못한다”고 언급하는 광고를 내보내 위안부를 조롱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유니클로 매장을 찾는 국내 소비자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불매 운동의 영향으로 유니클로의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은 올해 초 2020년 8월 연간 연결 순이익(국제 회계 기준) 예상치를 전년 동기 대비 약 100억(약1060억원)엔 줄어든 1655억엔(1조7493억원)에 그칠 것이라 발표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즐겨찾던 일본산 맥주의 수입량도 줄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맥주 수입량은 36만132톤(t)으로 전년 대비 7.1%(2만7849t) 감소했다. 편의점에 소비한 일본 맥주의 양도 줄었다. CU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일본 맥주 월별 매출은 △7월 52.2% △8월 88.5% △9월 92.2% △10월 91.7% △11월 93.1% △12월 93.8%를 감소했다.

◇ 불매 운동 옛 말… 닌텐도 웃돈 주고 일본 맥주 수입 늘어

그러나 해가 바뀌며 달아올랐던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열기도 점차 식어들어가고 있다. 최근 일본 게임 회사의 게임기인 ‘닌텐도 스위치’는 ‘모아봐요 동물의 숲’ 때문에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코로나19로 찾아오는 우울감인 ‘코로나 블루’가 퍼지는 가운데 힐링게임을 불리는 해당 게임에 소비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무인도에 초기 주민 둘과 함께 이주해 섬을 개척해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돼 힐링 게임으로 이름이 높다.국내에서는 동물 주민들을 가둬 박물관처럼 꾸미는 등 게임 본래의 목적과는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 관심을 받는 게이머들도 늘어나고 있어 인기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최근 물량이 달리는 닌텐도 스위치를 웃돈을 주고 거래하는 움직임까지 등장했다.

산업자원통산부에 따르면 일본 맥주 수입액은 올해 들어서는 1월 12만6000달러, 2월 26만4000달러, 3월 64만8000달러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승용차 수입액도 1월 2129만8000달러로 전년동월대비 69.8% 줄었지만 2월(8454만9000달러), 3월(7288만7000달러)에는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런 현상을 두고 ‘냄비 근성’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가 간 교역이 시간이 지나며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소비자들의 소비 수요를 정치적 이유로 막는다는 발상이 잘못됐다”면서 “한일 교역이 다시금 늘어나는 것은 냄비근성이라고 비판할 것이 아니라 비정상이 정상화 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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