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8 (일)

'13% 인상안'마저 거부… 방위비협상 또 안갯속으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美매체 "트럼프, 한국 측 '최고 제시액' 거부" 보도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협정(SMA)과 관련해 ‘전년 대비 최소 13%를 인상하겠다’는 한국 측 ‘최고 제시액’을 거부했다고 미 언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잠정 타결에 접어들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로 막판에 틀어졌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우리나라가 4월 중순 총선을 앞두고 제시한 최고 제안가인 ‘전년 합의 대비 최소 13% 인상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거부한 상태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측 제안 거부 결정은 지난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협의를 거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퍼 장관이 지난 6일 정경두 국방장관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훨씬 더 큰 한국의 분담을 기대하고 있는 방위비 협상에 대한 신속한 타결을 압박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앞서 지난달 17∼1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렸던 제11차 SMA 체결을 위한 7차 회의에서 한국이 마침내 제안을 내놨을 때 그것은 전혀 감동스럽지 않았지만, 한·미간에 시급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주력하고 있던 점에 비춰 그러한 합의가 충분히 좋을 수 있다는 희망적인 관측이 있었다고 한다.

미 NBC방송도 지난달 31일 오전 폼페이오 장관과 에스퍼 장관이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 사태를 막으려 백악관을 찾았다고 2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 트럼프 대통령이 제동을 걸면서 협상 타결기류가 급변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보다 앞서 한국 협상 대표인 정은보 방위비 분담금 협상 대사가 협상이 마지막 단계이며 막바지 조율을 하고 있다고 밝히고 정부 관계자가 ‘이르면 1일 협상 타결이 발표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타결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미국은 이후 “협상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고 밝히는 등 진통을 겪어왔다.

전·현직 당국자들은 사석에서 수일 내에 새로운 합의가 이뤄질 희망이 별로 없다고 말하고 있으며, 일부는 수주, 수개월 내 타결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한 당국자는 한국의 오는 15일 총선 전에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고,이런 상황이 여름을 지나 미국의 11월 대선 가까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밝혔다.

미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를 낮추기는 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이 대북 군사대비태세 약화를 위협하는 상태에서 한국 측의 제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 결정으로 인해 한미 간 방위비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지게 됐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