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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KDB “국내 벤처생태계, 질적 성숙 필요…글로벌 경쟁력 30위에도 못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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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KDB벤처지수 290으로 상승세

“양적 성장 가파르지만 질적 성숙 이뤄야 할 때”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국내 벤처 창업과 투자가 빠른 속도로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스케일업이나 투자 회수 유도 등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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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미래전략연구소 산업기술리서치센터의 조윤정 연구위원이 지난 10일 발표한 ‘KDB벤처지수를 통해 살펴본 국내 벤처생태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KDB벤처지수는 290.0으로, 2013년부터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KDB벤처지수는 국내 벤처생태계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산업은행 산업기술리서치센터가 개발한 것이다. 벤처기업의 성장에 필수인 투자재원, 신규투자, 회수여건 등을 지수화해 산출하며, 각 세부항목도 보조지수로 제시하고 있다. KDB벤처지수에 따르면 현재 국내 벤처생태계를 둘러싼 시장환경은 기준연도인 2008년 대비 2.9배 우호적이다.

최근 국내 벤처생태계의 활성화는 숫자로도 입증되고 있다. 국내 벤처기업수는 2000년 9000개에서 2005년 1만개, 2010년 2만5000개, 2015년 2만1000개, 지난해 3만7000개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신규 벤처투자 규모도 2014년 1조6000억원에서 2016년 2조2000억원, 2018년 3조4000억원, 지난해 4조3000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그러나 보고서는 벤처생태계의 질적 성숙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벤처창업분야도 소프트웨어 등 일부 분야로 편중되어 있고, 정책자금 중심의 투자, 창업초기 단계에 집중된 정책 지원, 회수·재투자 기반 미약 등의 과제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벤처캐피탈의 기업당 평균 투자액은 2019년 27억원으로, 스케일업을 위한 투자로는 불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투자를 회수하는 수단이 기업공개나 인수합병(M&A)보다 장외매각으로 편중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갈수록 평균 기업공개 소요시간도 길어지는 추세다. 한국은 2016년 평균 기업공개 소요시간이 13.1년으로 조사됐는데, 2017년에는 14.3년이 됐다. 미국은 2016년 7.6년에서 2017년 6.8년으로 오히려 기업공개 소요시간을 줄이고 있다.

글로벌 벤처생태계 순위도 30위권에도 못 드는 상황이다. 미국의 스타트업 분석기관인 스타트업 게놈(Startup Genome)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벤처생태계 순위에서 한국은 자카르타 등과 함께 30위권 진입 후보로 선정되는데 그쳤다. 해당 기관은 서울의 벤처생태계 가치를 글로벌 중간값 수준인 50억달러로 산정했다. 실리콘밸리의 벤처생태계 가치는 3120억달러, 베이징은 1420억달러, 런던은 470억달러로 나왔다. 특히 서울은 벤처생태계 순위가 비슷한 다른 도시들보다 초기투자 증가율, 벤처기업 성장성 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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