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구석유, '검은 월요일' 이후 147% 급등…'투자경고' 지정
OPEC+, 멕시코 반발로 합의 지연 …"합의돼도 이행 의구심"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 감산 합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석유 관련 종목들이 단기간 폭등하고 있다. 수급이 몰려 주가는 오르지만 향후 유가 전망이 불투명한 탓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최저점을 기록해 ‘검은 목요일’로 불리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날까지 석유 관련 종목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GS칼텍스 등에서 석유를 매입해 대구·경북에 판매하는 코스닥 업체 흥구석유(024060)는 해당 기간 무려 147%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42.7% 상승한 것에 비해 3배 이상 급등한 셈이다. 단기간 주가가 급등해 지난 7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다. 한국거래소는 추가 상승시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으므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통상 거래소는 주가가 일정 기간 급등하는 종목을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3단계로 나눠 지정하고 있다.
또 다른 코스닥 종목인 석유 판매업체 중앙에너비스(000440)도 97.5% 올랐다. 석유 관련 코스피 업체인 SH에너지화학(002360)도 74.2%로 크게 올랐다. 한국석유(004090), 극동유화(014530)도 각각 52.5%, 44.1%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27.7% 올랐다.
이같은 석유 관련 종목의 급등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석유 제품 수요가 급감해 국제 유가가 급락한 것과 관련 있다. 지난달 31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20.09달러까지 떨어져 18년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떨어질 대로 떨어진 유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제자리를 찾을 거란 기대감으로 이어져 석유 테마주에 물량이 몰리는 것이다.
그러나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 감산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어 유가가 언제쯤 코로나19 전 수준을 회복할지 미지수다. 이날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으로 구성된 10개국 석유수출 협의체인 OPEC+가 원유 감산 합의를 진행했지만 멕시코의 반대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종료됐다. OPEC+은 현재 5월부터 두 달간 하루 1000만 배럴을 감산하는 등의 대원칙에는 합의한 상태다.
이에 유가 반등 시점을 예상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원유 수요 충격이 산유국 합동 감산 물량을 넘어설 것이 예상된 상황에서 감산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유가 반등을 예상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이르렀다”며 “설령 합의가 된다 하더라도 이행 여부에 대한 의구심은 더 커졌다”고 전망했다.
유가 반등에 의구심이 커져 석유 테마주도 대거 매물이 출현할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온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흥구석유(024060)가 투자경고 종목으로 진행된 것과 몇몇 종목이 급등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석유 테마주의 규모가 코로나19 테마주에 비해선 아직 크진 않다”면서도 “유가 관련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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