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 초반 잦은 접속 오류
교육당국 서버 확충 대비
전국 고등학교 1~2학년, 중학교 1~2학년, 초등학교 4~6학년 학생들이 온라인 개학을 시작한 16일 서울 용산초등학교에서 교장선생님이 온라인으로 학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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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유병돈 기자] "e학습터 접속이 되지 않는 친구들은 구글 드라이브를 통해 들어와서 해당 영상을 시청해주세요."
16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신동초등학교 4학년 7반 텅 빈 교실에서 이 반 담임인 최 모 교사가 온라인 개학을 진행했다. 앞서 '하이클래스'에 공지한 대로 'e학습터'에 로그인 해 수업에 참여하라고 알린 상태였지만 5분가량 접속이 잘 되지 않았다. 32명 중 10분 내 출석을 완료한 학생은 3~4명에 불과했다.
이에 최 교사는 급하게 구글 드라이브에 올려진 영상을 시청하라고 공지했다. 대부분 선생님들은 수업과 동시에 댓글이나 채팅으로 소통이 가능한 사이트나 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예비로 활용하고 있다. 학생들은 즉각 댓글을 달았지만 내용은 달랐다. '안 들어가 진다'다고 한 학생이 있는 반면 '저는 잘 되어서 계속 들을게요'라고 말하는 등 차이가 났다.
최 교사는 "미리 플랜B를 만들어 놨다"며 "이마저도 안 되면 오늘 중으로만 수업을 들으면 출석으로 인정해주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업 시작 30분이 지나자 출석률은 98%까지 높아졌다. 4학년 7반 32명 중 1명만 제외하고 모두 1교시 수업을 들었다.
전국 초등학교 4~6학년과 중ㆍ고등학교 1ㆍ2학년이 2차 온라인 개학을 맞았다. 실제 인원은 312만7015명이지만 절반가량은 수업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전날 투표소로 쓰인 학교는 이날 오후 1시 이후에 개학하면서 인원이 분산됐다.
전국 고등학교 1~2학년, 중학교 1~2학년, 초등학교 4~6학년 학생들이 온라인 개학을 시작한 16일 서울 용산초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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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서버를 확충하고 시스템을 점검하면서 2차 온라인 개학에 대비해왔다. 이에 이날 EBS 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는 9시 초반에만 접속이 어렵다가 이후부터는 느리긴 해도 정상적으로 돌아갔다. EBS 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 등 교육당국의 플랫폼을 활용하지 않는 학교는 오류 없이 원활한 수업을 진행했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거주하는 장훈고등학교 2학년 하모군은 1교시 시작을 10분여 앞두고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이 학교는 EBS 온라인클래스나 e-학습터를 사용하지 않는다. 서버 오류 등을 우려해 애초부터 '네이버 밴드'를 활용했다. 오전 8시40분부터 10분간 담임 교사가 '아침 조회' 공지글을 올리면 학생들이 댓글로 출석을 체크했다. 하군은 얼굴도 잘 모르는 담임 선생님이 올린 글에, 이름만 들어본 친구들과 함께 댓글을 달며 새학기 생활을 시작했다.
9시부터는 50분 간격으로 온라인 강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이 올라오렴 5분 안에 게시물을 조회해야 한다. 1교시 수업은 '문학'. 오전에 올라오는 강의만 4개다. 그러나 별도 시간표가 공지되지 않아 2~4교시 수업 과목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채 수업을 들었다.
오후에는 과제물 수행이 기다리고 있다. 오후 1시10분 교사가 오전 수업 내용 등을 토대로 과제물을 올리면 학생들이 내려받아 답안을 작성하는 방식이다. 하군은 "말만 개학이지 친구들 얼굴도 제대로 못 보고, 담임 선생님이 누군지도 몰라 실감이 안 난다"면서 "친구들 중에는 출석 체크만 하고 수업은 제대로 듣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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