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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2차 온라인 개학은 `부모 개학`…할머니까지 컴퓨터와 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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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4~6학년 등 312만명 추가 온라인 개학

    할머니까지 나서 화상회의 프로그램 ZOOM과 씨름

    e학습터·EBS 온라인클래스 여전히 `접속장애`

    교육부 "일부 지역 일시 지연 외엔 원활히 진행"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16일 전국 중·고등학교 1~2학년, 초등학교 4~6학년 등 학생 312만명이 추가로 온라인 개학을 맞았다. 지난 9일 1차 때와 달리 이번에는 초등학생들까지 포함되면서 부모가 수업을 일일이 뒷바라지 하는 `부모 개학`은 물론 할머니까지 나서 화상회의 프로그램과 씨름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또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던 공약이 무색하게 주요 원격 학습 플랫폼인 EBS온라인 클래스와 e학습터가 또다시 접속 장애를 빚는 등 온라인 개학을 둘러싼 잡음은 여전했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온라인 개학식이 열린 16일 서울 마포구 염리초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텅 빈 교실에서 학생들과 온라인 수업을 통해 교장선생님의 훈화를 듣고 있다. 이날 전국 고등학교 1∼2학년, 중학교 1∼2학년, 초등학교 4∼6학년 등 총 312만여명이 개학을 하고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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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벌이 부모 대신 할머니가 나서 컴퓨터와 씨름

    이날 오전 9시 서울 용산구에 있는 용산초등학교에서는 실시간 쌍방향 온라인 개학식에 이어 쌍방향·단방향을 이용한 원격수업이 진행됐다. 전용재 용산초 교장은 직접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을 통해 학생들과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개학식을 진행했다.

    개학이 연기된 지 45일 만에 처음 만난 학생과 선생님의 얼굴에는 설렘과 반가움이 묻어났지만 모두가 그렇진 못했다. 이날 오전 9시 개학식에 참석하기로 한 5, 6학년 91명 중 5명이 참석하지 못했기 때문. 이 학생들은 보호자 도움 없이 혼자 접속하려다 실패하거나 이후 진행할 정규 수업방에 잘못 들어가 있었다. 앞서 개학한 중·고3 학생보다 상대적으로 어린 탓에 생긴 혼란이었다.

    이런 혼란 탓에 이후 진행된 정규수업에서는 부모들이 직접 나섰다. 5학년 창의반에서는 9시30분부터 학습 소개, 수업내용, 코로나19 예방 수칙 등을 안내하는 `창의적 체험활동` 수업이 쌍방향 실시간으로 시작됐다. 다행히 22명 모두 출석했지만 수업 직전 분주하게 컴퓨터 앞을 오가는 학부모들이 보였다. 손자의 컴퓨터에서 소리가 나오지 않자 수십 분간 컴퓨터와 씨름하는 할머니 목소리가 그대로 노출되기도 했다.

    중·고3 학생들에 비해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수업환경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용산초에서 진행된 실시간 쌍방향 수업 현장 곳곳에서는 하품을 하거나 이불 정리를 하는 등 수업과 관계없는 행동을 하는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어린 동생이 수업 화면 속에 등장해 소리를 지르는 등 수업 흐름을 방해하기도 했다.

    오는 20일에는 이들보다 어린 초등학교 1~3학년이 개학할 예정이라 일선 학교들은 학부모 대상 연수를 진행하는 등 준비에 여념이 없다. 김경미 용산초 교무부장은 “저학년 학생의 경우 학부모 도움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며 “학부모들이 미리 자녀와 함께 원격수업 참여를 연습하게끔 하고 과제도 최대한 내주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e학습터·EBS 온라인클래스 또 `접속 장애`

    이날 오전 주요 학습플랫폼인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e학습터와 EBS 온라인 클래스가 또 일시적으로 접속 장애를 일으키면서 학생·학부모 불만이 쏟아졌다. 학생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오전 9시 즈음부터 오전내내 “e학습터 서버가 터졌느냐”, “e학습터 영상이 끊긴다”, “EBS 온라인 클래스가 버벅거린다” 등의 불만 글이 줄을 이었다.

    e학습터와 EBS 온라인클래스는 학생들에게 학습자료와 과제를 공유하고 학습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원격수업 학습관리시스템(LMS)으로 현재 학교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일주일간 중·고3 학생 86만명만이 참여한 수업에서도 3일이나 접속 장애를 일으킨 탓에 약 400만 명이 참여하게 되는 2차 온라인 개학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었다.

    현장 기술상황실 실장을 맡고 있는 김유열 EBS 부사장은 이날 오후 신학기 개학준비 추진단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오전 9시52분쯤 일부 교사가 전날 오후 업로드한 신규 동영상과 스토리지 연결에 문제가 생겨 지연 현상이 있었다”며 “10시37분에 조치 완료됐고 이후 문제 없이 원활하게 서비스됐다”고 설명했다. 김진숙 KERIS 본부장도 “서울과 대구 등 일부 교육청에서 e학습터 로그인 속도가 1~2분 지연됐지만 9시30분 이후 정상화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당국 준비에도 2단계 온라인 개학과 동시에 우려했던 접속지연 현상이 발생하면서 학생·학부모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박백범 차관은 “EBS 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에 최대 134여만명이 동시 접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에서 e학습터 접속이 되지 않은 것 외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며 “앞으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개선하는 등 플랫폼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문제 발생 시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면밀히 상황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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