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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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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코로나 초기에 지원 못한 이탈리아에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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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행정부가 16일(현지시간) 유럽 차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대응이 실패했음을 인정하면서, 특히 확산 초기부터 이탈리아를 지원하지 못한 데 대해 유럽을 대신해 ‘진심 어린 사과’를 표명했다고 EU 집행위가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본 회의에서 “진실이 없이는 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확산 속도나 규모를 극복할 수 없다”면서 “수치, 과학, 전망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행동까지 모든 것에 대한 진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말 누구도 이번 사태에 대해 준비돼 있지 않았다는 점이 사실”이며 “아주 초반 이탈리아가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할 때 너무 많은 것들이 제때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유럽 전체가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 중국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될 때만 해도 유럽은 안전지대로 여겨졌으나, 2월 말부터 이탈리아 북부를 중심으로 감염 사례가 폭증했다. 이탈리아, 스페인ㆍ영국ㆍ독일에서는 현재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보다 훨씬 더 많은 사망자과 확진자가 나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현재 EU 회원국 간 코로나19 사태를 함께 극복하기 위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며, 경제적으로 3조 유로(약 4002조 원) 이상의 집단적 대응이 취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유럽의 회복을 위한 ‘마셜 플랜’(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서유럽 원조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면서 EU 예산이 이를 위한 수단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유럽의회 의원들은 EU 차원의 코로나19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모였다. 이들은 이날 표결에 부칠 결의안 초안에서 각국이 이동 통제령 등 코로나19 관련 제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과정에서 회원국들과 동일한 전략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 또 코로나19 국면에서 광범위한 비상 권한을 도입한 헝가리와 폴란드 정부를 규탄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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