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대응 SKB…KT는 '관망'
-KT, SKB 협상 결과에 따라 협상 전략 수립, 해외망 아직 여유 탓
-KT "망 이용료 내야" 입장…협상 구체화 될 수록 망이용료 논쟁 불 붙을 듯
넷플릭스 [헤럴드DB] |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한국에선 망 사용료를 내지 않겠다”고 버티는 넷플릭스의 ‘안하무인’에 국내 최대 유선 사업자인 KT는 뒷짐만 지고 있어,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KT가 망 사용료를 놓고 벌이는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싸움을 ‘관망’만 하고 있다.
KT의 행보에 따라 ‘공짜망 사용’을 고수하는 넷플릭스의 입장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유료방송 시장 최대 가입자를 보유한 KT의 영향력을 무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KT가 양측(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협상 결과를 보고, 자사의 유리한 협상 전략을 짜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KT 관계자도 "콘텐츠 사업자(넷플릭스)가 망 이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입장은 SK브로드밴드와 다르지 않다"며 “현재는 양측의 협상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협상 결과를 보고, 넷플릭스와 협상을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하위 업체부터 차례로 협상을 시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점유율이 낮은 사업자일수록 이용자를 확대하려는 니즈(needs)가 크다는 점을 파고 든 것이다. 가입자를 유인할 수 있는 넷플릭스의 콘텐츠 경쟁력을 앞세워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취하는 식이다.
국내에서는 2018년 11월 LG유플러스와 사업 제휴 형태로 협상을 마무리 지은 것이 시작이다. 뒤이어 SK브로드밴드, KT의 순으로 협상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KT도 넷플릭스와 망 이용료 협상을 시작한 단계다. KT 입장에서는 SK브로드밴드의 협상 결과에 따라, 제시할 수 있는 협상 카드가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KT는 SK브로드밴드보다 해외 망에서 소화할 수 있는 트래픽이 다소 여유가 있는 점도 ‘관망’의 이유다. KT는 민영화 전부터 국가 차원에서 해외 망을 폭넓게 구축해왔다. 해외에서 오고 가는 트래픽을 소화할 수 있는 환경이 통신 3사 중 가장 잘 구축된 상태다.
넷플릭스의 트래픽 폭증에도 속도 저하 등의 문제가 아직까지 발생하지 않아 SK브로드밴드보다는 피해를 덜 받는다. KT측은 "넷플릭스 트래픽이 크게 늘었지만, 아직은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통신3사의 이해관계가 각기 다른 점도 대응에 온도차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공식 제휴를 통해 수익을 배분하는 형태로 사실상 망 이용료를 갈음했다. LG유플러스 IPTV 셋톱박스에서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직접 제공하는 형태다. LG유플러스는 ‘망 이용료’보다 넷플릭스 콘텐츠를 활용한 ‘가입자 유치’에 우선 순위를 뒀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에 망 이용료를 받지 못할 경우, 직접 해외망을 증설하거나 KT의 해외망을 빌려쓰면서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3사 중 망 이용료 협상 타결이 가장 시급한 이유다.
한편,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와 망 이용료 협상이 난항을 겪자 방송통신위원회에 중재 요청을 한 상태다. 방통위 중재 중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망 이용료 지불 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채무 부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하면서 공이 법원으로 넘어갔다.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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