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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이슈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라임 사태 연루 의혹 청와대 행정관 구속…수사 더 ‘위’로 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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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라임 사태' 연루 의혹을 받는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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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6000억원의 피해액을 낸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전 청와대 행정관이 구속되며 검찰의 수사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남부지법은 뇌물·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를 받는 김모 전 행정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18일 오후 발부했다. 사유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와 도주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김 전 행정관이 스타모빌리티의 실소유자이자 라임 피해를 키운 ‘회장님’ 김봉현씨로부터 49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고 금융감독원의 라임 검사 관련 내부 정보를 누설한 혐의로 1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행정관-'회장님' 뇌물 거래 드러나



법조계에서는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만큼 김 전 행정관이 뇌물을 받은 내용뿐만 아니라 ‘회장님’ 김씨에게 흘러 들어간 라임 관련 내부 정보가 어떤 것인지, 어떻게 정보가 전달됐는지 등이 어느 정도 규명이 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행정관은 김씨로부터 골프 접대와 향응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해 5월부터 다른 이사 명의로 된 월 한도 300만원의 스타모빌리티 법인카드를 자기 것처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법인카드의 주 사용처는 강남의 유흥주점이었다. 또 김 전 행정관의 동생은 지난해 7월부터 스타모빌리티 사외이사로 임명돼 급여 명목으로 2000만원 상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에 대한 대가로 김 전 행정관이 라임에 관한 금감원의 내부 정보를 '회장님' 김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금감원 출신인 김 전 행정관은 지난해 2월부터 1년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파견 근무했으며, 라임 펀드를 1조원 이상 판매한 대신증권 전 센터장 장모씨가 피해 투자자와 나눈 대화 녹취록에는 김 전 행정관이 “핵심 키”로서 라임 사태 확산을 막아주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오기도 한다. 김 전 행정관과 김씨는 동향으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함께 친분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비리인가 개입한 '윗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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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라임사태 관련 금융위원회 규탄 기자회견'에서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등 참석자들이 관련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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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투자 피해자들은 금융당국의 감독 부실로 이번 사태가 커졌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수조원의 펀드에서 운용 부실이 발생했고, 그럼에도 관련 상품이 계속 판매되는데 금융당국에서 아무런 조치가 없어 피해가 더 커졌다는 것이다. 김 전 행정관이 금감원의 라임 검사 내부 정보를 누설한 정황이 포착된 만큼 김 전 행정관이 단순히 내부 정보를 누설하는데 그쳤는지, 아니면 실제로 라임의 문제를 덮기 위해 직·간접적인 조치를 취했는지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또 라임 사태에서 김 전 행정관의 ‘윗선’도 개입했는지 여부에 수사력을 모을 전망이다. 현재까지는 김 전 행정관의 윗선 개입 의혹이 드러난 것은 없다. 금융업계에서는 김 전 행정관의 ‘개인 비리’로 여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회장님’ 김씨가 워낙 전방위적 로비를 했다는 증언들이 이어지는데다가, 김 전 행정관 본인도 금감원 출신에 청와대 경제수석실에서 일했던 만큼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종필·김봉현 검거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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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사태 등장 인물 관계도.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와 별개로 검찰은 라임 사태에 가담한 인물들을 줄줄이 구속기소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4일 검찰은 라임 펀드 자금이 투입된 상장사의 주가를 조작해 약 83억원을 챙긴 일당을 구속기소했으며, 그 전날에는 이 전 부사장과 김씨의 도주를 도운 운전기사 2명을 구속기소했다. 또 지난 10일 라임 펀드의 부실을 숨기고 투자자들에게 수백억원의 상품을 판매한 신한금융투자 임모 전 본부장을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해 재판에 넘기기도 했다. 이 전 부사장의 공범인 라임의 김모 대체투자운용본부장도 구속해 조사 중이다.

검찰은 구속한 피의자들을 대상으로 이 전 부사장과 김씨의 소재지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피의자 중 최근까지도 그들과 연락하고 지낸 사람들이 있는 만큼 곧 검찰이 검거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이 전 부사장과 김씨가 검거되지 않으면 라임 사태의 정확한 피해 규모나 범행 내용을 모두 밝히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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