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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유가는 결국 오른다”…동학개미 ‘원유 ETN·ETF’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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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선물 레버리지 2926억 순매수

‘하락 추종’ 인버스는 62억원 순매도

유가 하방압력 지속…투자 유의해야

헤럴드경제

국제유가가 이틀 연속 대폭락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WTI(서부텍사스산 원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43.4%(8.86달러) 하락한 11.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역대 처음으로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한 5월물 WTI에 이어 6월물까지 폭락세가 번졌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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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사상 처음 마이너스로 추락했지만 ‘동학개미’들은 오히려 원유 선물 가격을 따라가는 상장지수증권(ETN)과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유가가 상승한다는 데 베팅한 것이다.

하지만 유가 관련 상품들의 지표가치와 시장가격 간 괴리율이 높은 상태인 데다, 저유가가 지속될 경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21일 국내 증시에 상장된 원유 선물 관련 ETN 종목 중 거래가 정지된 2개를 제외한 원유 선물 및 레버리지 ETN 6종목을 총 1037억85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로 971억500만원을 담아 전체 상장 종목 중 개인 순매수 4위에 올랐다. 개인이 1억58만7838주를 순매수하면서 하루 거래량이 2억6335만7031주에 달했다. 988억6800만원어치를 순매도한 기관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이 종목은 괴리율이 지나치게 확대되면서 거래가 정지됐다가 이날 재개됐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몰리면서 종가 기준 괴리율 56.77%를 기록했다.

개인은 미래에셋 원유선물혼합 ETN(H), 대신 WTI원유 선물 ETN(H), 신한 WTI원유 선물 ETN(H) 등도 각각 2억3400만원, 1억7100만원, 5700만원씩 사들였다.

반면 유가를 역추종해 이날 급등한 인버스 원유 선물 ETN은 총 44억6200만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은 44억6800만원, 40만9516주를 순매도했다. 미래에셋 인버스 원유선물혼합 ETN(H), 신한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H)신한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H) 등도 각각 6200만원, 4600만원씩 처분했다.

개인은 ETF 시장에서도 유가 상승에 기대를 걸었다.

KODEX WTI원유선물(H)과 TIGER 원유선물Enhanced(H) 등 원유 선물 ETF는 총 1889억2100만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 TIGER 원유선물인버스(H) 등 인버스 원유 선물 ETF는 17억1100만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KODEX WTI원유선물(H)’은 1874억1700만원, 3262만7407주를 사들여 개인 순매수 2위를 차지했다. 이날 해당 종목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0.8% 하락했다.

개인은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이 종목을 순매수했다. 순매수 금액은 총 9953억8800만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기관 투자자가 팔아치운 1조483억8100만원 중 대부분을 개인이 흡수한 셈이다.

이에 반해 이날 주가가 10.49% 상승한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는 17억200만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유(WTI) 선물 가격은 20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하락 압력과 원유 시장의 선물 만기가 겹치면서 사상 최초로 배럴당 -37.63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21일엔 10.01달러로 반등했지만 지난달 20일 22.63달러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 회복에 베팅하고 있지만 당분간 유가 하방 압력이 지속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승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6월물 WTI 선물은 18% 하락에 그쳤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6월 전까지 OPEC+ 긴급회의가 열릴 가능성은 낮고, 미국의 자연감산량도 당장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6월 전까지 유가의 하방 압력이 더욱 클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마이너스 유가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하지만 여전히 리스크는 존재한다”며 “현재는 원유에 대한 투자를 유의해야 하는 시점이다. 유가 상승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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