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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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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에 멈추지 않는 추심…원유 상품 매수 더 뜨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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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N 당국제재 받자 ETF로 매수세 몰려

순매수액 현대차,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합친 것보다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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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역대급 초저유가가 이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원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등의 상품을 빠르게 사들이고 있다. 과열된 투자심리에 당국이 단일가매매, 거래중지 등의 조치를 내놓았음에도 역대급 저점이라는 생각에 투자심리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와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4거래일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를 추종하는 ETF인 '코덱스 WTI원유선물(H)'를 7096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ㆍ코스닥을 통틀어 기간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었다. 같은 기간 2~5위인 현대차(2609억원), SK하이닉스 (2374억원), 삼성전자(1396억원), KB금융(1026억원)의 개인 순매수액을 모두 더한 7405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원유 관련상품 투자가 과열되면서 당국이 원유 관련 레버리지 ETN 상품들에 대한 제재를 내놓자 이를 피한 ETF 상품에 투심이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 7일 괴리율(지표가치와 시장가격 간의 차이)이 과도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관련 상장지수증권(ETN)에 대해 거래 정지를 예고했다. 그럼에도 괴리율이 감소하지 않자 지난 16일부터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등 3종의 거래를 정지시켰다. 괴리율이 큰 종목을 현재 시장가에 매수할 경우 시장가가 지표가치로 맞춰지는 과정에서 괴리율 만큼의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21일 2억주를 추가 상장하며 거래를 재개했지만 여전히 괴리율은 60%대에 달했다.


반면 '코덱스 WTI원유선물(H)'의 괴리율은 투자 열기에도 2~5%대로 유지됐다. ETN은 괴리율을 줄이기 위해 유동성공급자(LP)가 투자자 매수에 대응하는 매도호가를 내기 위해서는 발행물량을 금융당국에 사전 신고하고 물량을 확보한 후 추가 상장을 해야 한다. 하지만 ETF는 LP의 잔고가 없더라도 추가분을 설정신청하고 매도할 수 있어 이론적으로 매도호가를 무한정 낼 수 있다. 때문에 거래 정지, 단일가 매매 등의 조치로 잡음이 생긴 ETN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ETF에 매수세가 몰린 셈이다.


거래소의 조치가 시작된 이후부터 코덱스 WTI원유선물(H)는 줄곧 개인 순매수 상위권을 유지했다. 지난 6일까지는 원유 관련 상품 중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의 순매수액이 가장 많은 편이었다. 거래소의 조치가 발표된 이후부터는 코덱스 WTI원유선물(H)의 순매수세가 늘어나며 관련 상품 중 순매수액 1위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이후 16일에는 코스피ㆍ코스닥 시장 전체 순매수액 1위(2286억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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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괴리율이 작은 ETF 상품이라고 하더라도 기초자산의 변동폭이 큰 만큼 조심스럽게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래소 관계자는 "레버리지 상품이 아닐 뿐 ETF 상품도 투자 위험은 여전히 있다"며 "최근 들어 기초자산인 원유의 변동폭이 더욱 커지는 만큼 무턱대고 원유 반등에 기대하며 투자하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43.4%(8.86달러) 하락한 11.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6.50달러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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