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코로나 백신 12~15개월내 개발은 환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KAIST 코로나19 온라인 국제 포럼]

제롬 김 국제백신硏 사무총장

"백신개발 4억~10억弗 들지만

10개중 1개 겨우 성공할 확률

부작용 줄이려면 5~10년 걸려"

MS임원 "데이터 표준화 중요"

丁총리 "국제사회 협력이 핵심"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백신 후보 중 93%가 실패합니다. 오직 7%만 전임상(동물임상)이나 실제 임상 단계로 넘어가죠. 10개 중 1개가 성공할까 말까 한 수억달러짜리 연구입니다.”

제롬 김(사진)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글로벌전략연구소(GSI)와 세계경제포럼(WEF) 한국4차산업혁명정책센터가 22일 주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글로벌 협력 방안’에 관한 온라인 국제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세계 경제의 흥망성쇠가 달려 있다”며 “하지만 백신을 12~15개월 안에 개발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백신을 접종했을 때 예상되는 부작용을 줄이는 것이 목표 중 하나인데 이를 위해 5~10년 정도가 소요된다는 것.

그는 백신 개발 비용과 관련해 “한 연구그룹의 가정에 따르면 총 4억달러에서 10억달러 이상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것은 일반적인 경우이며 실패하면 더 많은 비용이 소모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연구되는 115개의 백신 후보군 중 100~110개가 아직 인간에 대한 실험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백신 임상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미국의 모데나와 이노비오의 경우에도 임상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베이징바이러스연구소도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인데, 아직가지 1,000명 규모의 임상3상을 하는 곳은 아무 데도 없고 앞서 갔다고 해도 모두 1~2상 사이의 초기 단계”라며 냉철한 현실인식을 주문했다.

하지만 아하누 베흐나흐 세계경제포럼(WEF) 세계건강보건부문장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고려해 백신 개발을 8개월에서 10개월 만에 완성하려면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며 “임상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전성이 부족한 백신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많지만 지금은 코로나와의 전쟁 중이라 절차를 대폭 단축해 백신 개발에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5주 전 정부·국제조직·기업들과 ‘코로나19 행동 플랫폼’을 출범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통제가 쉽지 않은 아프리카 등에 적용 가능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피터 리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헬스케어 부사장은 “인공지능(AI)이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큰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국제협력으로 오픈 데이터센터를 만들면 효과적일 것이다. 공중보건 데이터의 세계적 표준화가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유리 시반 이스라엘 테크니온공대 총장은 “대학 내 15개 연구실에서 공동연구를 시작했고 기업·연구소·병원 등이 신속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이렇게 협력하면 해법을 찾는 시간도 단축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알렉산드로 파파스피리디스 마이크로소프트 고등교육산업솔루션 이사는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축소 보고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정확한 통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태는 위기지만 기회다. 악영향이 많지만 사회적 기회가 창출되고 있다. 원격근무와 원격강의가 일반화되고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는데 사이버 보안을 튼튼히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용홍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과거 스페인독감은 세 번에 걸쳐 감염병을 전파시켰는데 두 번째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한국이 안정화되고 있으나 가까운 시일 내 또 다른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경각심을 촉구했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감염병 위기 대응에서 손꼽히는 모범사례인 한국식 모델은 민간 부문의 창의성, 공공 부문의 강력한 인프라, 시민사회의 전폭적 지지가 결합된 결과”라며 “한국은 연구개발(R&D)에 기반해 뛰어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 미래 거버넌스는 과학기술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축사를 통해 “바이러스와 싸우려면 정보를 공유하고 연결고리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며 “모든 것이 불확실한 지금 국제사회의 협력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세계적으로 100개 이상 국가가 한국에 노하우 공유와 진단키트·보호 장구 제공 등을 요청해왔다”며 “국제협력이 인류의 힘이 돼 코로나19를 종결짓도록 도울 것이다. 저는 이를 ‘세계적 사회자본’이라 부른다”고 말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