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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메신저를 통해 1만9000여건의 아동 성(性)착취물을 판매한 현역 사회복무요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른바 ‘n번방’ 사건으로 텔레그램을 이용한 성 착취물 거래에 경찰의 단속이 강화되자, 또 다른 보안 메신저인 ‘위커’를 범행에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된 A(23)씨를 24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30일부터 4월15일까지 다크웹(dark web·특정 브라우저로만 접속 가능한 비밀 웹사이트) ‘코챈’에 성 착취물을 판매한다는 내용의 광고글을 올렸다. 구매 문의는 해외에 서버를 둔 보안 메신저 ‘위커’를 통해 받았다. 암호화폐가 입금되면 성 착취물을 모아둔 클라우드 서버 주소를 알려주고 이를 내려받도록 했다.
A씨가 판매한 아동 성 착취물은 약 1TB(테라바이트)로, 동영상·사진 등 1만9000개 분량이다. 주로 ‘n번방’ ‘박사방’에서 공유되던 성 착취물이며 A씨가 직접 제작한 것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의 암호화폐 전자지갑 등을 통해 정확한 범죄 수익 규모와 구매자의 신상을 파악 중이다.
경찰은 A씨를 성 착취물 판매책으로 특정하고 지난 15일 검거했다. 이어 17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성 착취물 거래 내역 등 증거를 확보한 뒤 현행범으로 체포했고, 같은 날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경찰은 사회복무요원인 A씨가 이른바 ‘박사방’ 사건 때처럼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빼내 범죄에 활용했는지 여부를 조사했지만, 관련 혐의는 나오지 않았다.
A씨는 ‘n번방’ 사건을 통해 경찰이 텔레그램을 이용한 성 착취물의 단속을 강화하자, 이를 피하려 다크웹과 위커를 범행에 주로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최근 성 착취물 유포가 텔레그램이 아닌 또 다른 해외 보안 메신저, 다크웹 등으로 이동한 동향을 파악하고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하던 중 A씨를 검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과 전국 지방청 사이버테러수사팀은 현재 41개의 다크웹을 집중 모니터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통해 추적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다크웹, 해외 보안 메신저 등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할 수 있는 ‘안전지대’가 아님이 확인됐다”며 “수사기법 개발과 국제공조 확대 등을 통해 성착취물 생산자·유포자는 물론 가담·방조자도 모두 검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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