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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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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기구에 오거돈까지…'총선 압승' 민주당, 막말·성추행 악재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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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불필요한 신체접촉 사죄" 부산시장 전격 사퇴

'욕설 논란' 어기구 "대단히 송구…부적절한 언사 사용 큰 실수"

미래통합당 "'더욱 겸손하겠다'더니 더욱 거만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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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전격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열린 사퇴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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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당내 인사들의 잇따른 도덕성 논란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민주당은 4·15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이후 연일 겸손을 강조했다. 그러나 총선이 끝난 지 열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성추행 사건으로 시장직을 사퇴하고 유권자를 향해 막말까지 한 당내 인사들이 나오면서 민주당은 비판에 직면했다.


23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사실을 시인하며 전격 사퇴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 사람에게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했다. 이것이 해서는 안 될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중에 관계없이 어떤 말로도, 어떤 행동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며 "시장직을 계속 수행한다는 것은 부산시장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사퇴를 선언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오 전 시장이 자신의 사퇴 시점을 총선 이후로 조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총선 전에 해당 문제가 불거졌을 경우, 선거 결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만큼 여당 지도부의 개입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민주당은 오 전 시장의 제명처리 방침을 밝히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은 성추행 등 성비위와 관련된 사건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무관용의 원칙을 지켜왔다"며 "이 같은 원칙 하에 즉각적인 징계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끝내고 기자들과 만나 "4·15총선 전에는 물론이고, 오늘 아침까지도 전혀 몰랐다. 당과 상의한 내용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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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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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 16년 만에 단독 과반이라는 압승을 거머쥐며 '책임감'을 강조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미래선거대책위 회의에서 "승리의 기쁨에 앞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더욱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때"라며 "더욱 겸손한 자세로 민심을 살피고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각별하게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 역시 지난 17일 당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민주당의 자세와 관련해 "조금이라도 오만, 미숙, 성급함, 혼란을 드러내면 안 된다"며 "항상 안정되고, 신뢰감과 균형감을 (국민께) 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지도부가 나서서 '겸손'을 강조했음에도 총선 이후 당내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충남 당진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한 어기구 민주당 의원도 총선 이후 닷새만인 지난 20일 유권자에게 막말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자신을 유권자라고 밝힌 A씨는 인터넷 카페에 어 의원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그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A씨는 어 의원에게 "재난지원금 정부와 발맞춰 70% 가 달라. 한 번 주고 끝이 아니다. 이후도 생각해달라. 정부 도와주라고 국민이 뽑은 거다"고 했다. 이에 어 의원은 "당신이 대통령 하시죠"라고 답했고, A 씨는 "국회의원 당선된 어 의원님이 일하라는 말이다"라고 응수했다.


또 다른 유권자 B 씨 또한 어 의원에게 "일이나 똑바로 해. 어디서 유권자한테 반말에 협박질이야. 당선됐다고 막 나가네"라고 지적하자 어 의원은 "X자식이네. 유권자가 유권자다워야지"라는 답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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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당진)이 지난 15일 밤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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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확산하자 어 의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을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국민 여러분과 특히 저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계신 당진시민께 큰 염려를 끼쳐 드렸다"며 "순간 평정심을 잃고 부적절한 언사를 사용하는 큰 실수를 범했다"고 했다. 이어 "제 문제가 논란이 된 후 꼬박 이틀간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며 "이유야 어찌 됐든 저의 부적절한 언사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돼 깊이 사죄의 말씀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런가 하면 음주 폭행으로 물의를 빚은 당내 인사도 있다. 민주당 소속 변기섭 전 횡성군의회 의장은 지난 18일 저녁 식사를 하던 중 동석한 횡성군청 퇴직공무원 C 씨와 언쟁을 벌이다 술병을 던져 C 씨를 폭행했다. 이후 그는 지난 2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 탈당과 함께 의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민주당이 총선 압승 이후 오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질책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성원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24일 논평을 통해 "'더욱 겸손하겠다'더니 더욱 거만해졌다. '무섭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하더니 무섭고 무거운 범죄만 저지른다"면서 "승리에 취하고 들떠서 받들겠다던 민심은 아랑곳없는 민주당에게 국민은 실망하고 좌절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송갑석 민주당 대변인은 2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총선 압승 이후 잇따라 불거진 문제에 대해 "대단히 잘못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 차원에서 새롭게 21대 국회를 준비하면서 당선인들에 대한 워크숍이나 교육 과정에서도 강조가 될 것"이라며 "초선 당선인들뿐만 아니라 기존 모든 당선자, 또 당직자들 모두에게도 이것이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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