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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광주 법원에 출석한다”…경찰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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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40주기 앞두고 전두환 전 대통령 광주 법정 출석 / 5·18단체는 차분한 대응 하겠다

세계일보

광주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고자 집을 나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 2019년 3월 연합뉴스


5·18 민주화운동 40주기를 앞두고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광주의 법정에 또 한 번 출석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경비업무를 맡은 경찰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지난해 전씨의 사죄와 구속수사를 촉구하며 항의했던 5·18단체는 차분한 대응으로 성숙함을 보여주겠다고 내부 의견을 모았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전씨의 재판 출석과 관련한 경비계획을 본청, 서울·광주 지방경찰청 공동으로 마련했다.

경비계획은 전씨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와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재판에 참석한 뒤 귀가하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돌발상황에 대비한다. 만일의 사태를 염두에 둔 만큼 경찰은 안전 확보 방안과 경력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전씨 등 재판 관계자와 시민의 안전을 경비계획 기본 방향으로 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원활한 재판 진행도 경비계획 주요 목표다.

전씨가 피고인으로 광주 법정에 출석한 지난해 3월 11일 법원 안팎에서는 시민의 분노가 표출했다. 재판을 방청한 일부 시민은 전씨 측 변호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항의했다.

전씨가 퇴정하려고 피고인석에서 일어났을 때도 법정 안에서는 ‘살인마’ 등 고성이 나왔다. 법정 밖에서는 전씨가 건물 밖으로 나올 때 우산과 생수병이 내던져졌고, 항의하는 시민에게 가로막힌 차량은 20여분이 지나서야 청사를 빠져나갔다.

전씨는 5·18 헬기사격 목격담을 남긴 고(故) 조비오 신부를 헐뜯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오는 27일 부인 이순자 씨와 함께 광주의 법정에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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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과 경호단이 탄 차량을 가로막은 시위대. 2019년 3월 연합뉴스


한편 5·18민주화운동 단체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27일 형사재판을 받는 전두환(89)씨에게 사죄할 것을 촉구했다.

김영훈 5·18 유족회장은 26일 “권력 찬탈을 위해 시민을 학살하고, 이를 왜곡·부정하는 행위는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 전 씨는 역사 앞에 용서를 구해야 한다”며 “이번 재판이 전 씨에게 책임 회피와 부정의 연극무대가 아니라 뉘우침과 회개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이종 5·18 부상자회장도 “전 씨는 자신의 잘못을 덮으려고 회고록을 낸 것”이라며 “반성하고 용서를 구할지, 끝까지 자신의 범죄 행위를 부인할지 지켜보겠다. 이번 재판을 계기로 국민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고 역사적 책임을 묻는 것은 시대의 책무”라고 역설했다.

문흥식 5·18 구속부상자회장은 “국가 차원의 공식 조사에서 헬기 사격이 사실로 드러났고, 전일빌딩에서도 총탄 흔적이 발견됐는데도 전 씨는 회고록으로 역사를 왜곡했다. 진정성을 갖고 광주시민과 오월영령에 참회해야 한다”고 전했다.

조진태 재단 상임이사도 “회고록에서 5·18 헬기 사격을 부정한 전 씨는 기록물 조작 등으로 역사 왜곡을 주도해왔다”며 “이번 재판이 반인륜적 범죄와 국가 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역사적 심판으로 5·18 핵심 의혹들을 밝히는 단초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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