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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김정은, 인민혁명군 기념일도 불참…정부는 ‘원산 체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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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상설’ 속 보름째 모습 감춰]

문정인 특보 “13일부터 원산 머물러

살아있고 건강하다” 미 언론에 밝혀

일 언론 “중, 의료팀 50명 북에 파견”

38노스 “전용열차 원산 인근역 정차”

북 매체들, 김 위원장 신변확인 침묵

“삼지연시 일꾼에 감사 인사” 보도만


한겨레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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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잠행이 보름 남짓 계속되면서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외신들은 ‘중국 정부의 대북 의료진 급파설’까지 보도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정작 북한 매체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는 여전히 “북한에 특이 동향이 없다”며 김 위원장의 건재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26일 오후까지 인민혁명군 창건 88돌 기념일(4·25) 관련 보도를 쏟아내면서도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김 위원장의 행사 참석 여부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인민혁명군 창건 기념일은 김일성 주석이 1932년 4월25일 만주 항일유격대를 창설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북한은 1978년부터 이날을 인민군 창건일인 ‘건군절’로 기념했으나, 김정은 집권 이후인 2018년부터 건군절은 실제 인민군이 창설된 1948년 2월8일로 변경됐다.

인민혁명군 창건일의 의미가 축소된 만큼 김 위원장의 행사 불참에 특별한 의미를 둘 일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지만, 워낙 건강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는 터라 김 위원장의 행사 참석 여부는 큰 관심을 모아왔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장기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5월엔 22일 동안, 그보다 앞선 2014년 9~10월엔 41일 동안 두문불출한 전례가 있다. 다만 이번엔 지난 15일 북한 최대 명절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에 집권 이후 처음으로 금수산태양궁전에도 참배하지 않아 건강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것이다.

그럼에도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건재를 입증할 영상이나 사진은 내보내지 않으면서 김 위원장의 통상적인 동정 뉴스만 전하고 있다. 26일엔 라디오 매체인 중앙방송을 통해 “김정은 동지께서 삼지연시 꾸리기를 성심성의로 지원한 일꾼들과 근로자들에게 감사를 보내셨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26일 중국공산당 관계자의 말을 따 “중국이 베이징의 인민해방군 총의원(301병원)에서 의료전문가팀 약 50명을 23일 또는 그 전에 북한에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301병원은 중국 내 최고 의료기관으로 역대 공산당 지도자의 치료 및 건강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신문은 이들 의료팀 파견이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공조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전날 <로이터>도 중국이 의료 전문가들을 포함한 대표단을 북한에 파견했다고 전하면서 다만 “중국 의료진의 북한 파견이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 어떤 것을 시사하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조심스럽게 선을 그었다.

미국의 북한 분석 사이트 ‘38노스’는 김 위원장 전용열차가 적어도 21일 이후 강원도 원산 인근 기차역에 정차해 있다고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38노스’는 상업용 위성 사진 분석 결과 “이 열차가 15일 보이지 않다가 21일과 23일 확인됐다”며 출발 시점을 암시하는 정황은 없다고 전했다. ‘38노스’는 이는 김 위원장이 북한 동부 해안에 머물고 있다는 보도들에 무게를 실어준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 역시 김 위원장이 원산에 머물고 있다고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26일 <한겨레>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15일 김일성 생일 때 참배하지 않은 건 이례적인 일이지만 통상 국가 최고권력에 문제가 생겼을 때 보이는 징후나 특이 동향이 현재 북한에는 없다”며 “김 위원장의 통치권이 평상시처럼 정상 작동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 역시 26일(현지시각) 보도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부터 원산에 머물고 있다”며 “살아 있고 건강하다”고 밝혔다.

박병수 서영지 기자, 워싱턴 도쿄/황준범 조기원 특파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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