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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단독] 김정은 ‘코로나 파천’… 석달째 평양 떠나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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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자 “1월 말부터 지방생활, 평양엔 필요할 때 3~4차례 방문”

건강이상보단 코로나 관련 가능성… 문정인도 “13일 이후 원산에 체류”
한국일보

북한 조선중앙TV는 봄을 맞이한 수도 평양 거리를 주민들이 즐기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조선중앙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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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말 이후 평양을 떠나 있는 상태라고 복수의 정부 관계자가 26일 확인했다. 필요할 때 평양을 방문하긴 하지만, 최근 석 달 간 김 위원장의 동선은 강원도 등 지방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 정부 분석이다. 1월 중국에서 확산되기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피하기 위해 김 위원장이 일시적으로 파천(播遷ㆍ지도자가 난리를 피해 수도를 떠남)한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6일 “김 위원장이 1월 말 무렵부터 평양에 거의 머물지 않았다”면서 “일이 있을 때만 평양에 들어가는 패턴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평양을 떠난 시점은 북한이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한 시점과 대체로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달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보름 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둘러싼 온갖 관측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김 위원장 잠행의 이유가 건강 문제보다는 코로나19 사태일 가능성에 조심스럽게 무게를 싣고 있는 것이다.

올해 2월부터 석 달간 김 위원장의 평양 내 공개 일정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2월16일), 평양종합병원 착공식(3월17일) 등 3, 4차례 정도다. 대신 지방 군부대 시찰과 단거리 발사체 발사 참관 등 군사 관련 일정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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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월 6일 강원도 원산의 갈마해안관광지구를 현지지도 하고 있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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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의 동선을 평양 내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다거나,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방증으로 연결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군 당국 인사는 “2~4월이 군사 분야 현지지도가 몰린 시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김 위원장이 평양을 비워둔 시기가 이례적으로 길었다”며 “그럼에도 김 위원장의 군부 장악력과 통치력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강원도 원산의 전용 특각(별장)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25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살아 있으며 잘 지낸다. 이달 13일 이후 원산 지역에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도 “김 위원장 전용 열차로 추정되는 열차가 원산 휴양시설 인근에 정차 중인 모습이 21, 23일 상업용 위성을 통해 포착됐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은 26일 “김정은 동지께서 삼지연시꾸리기를 성심성의로 지원한 일꾼들과 근로자들에게 감사를 보내셨다”며 김 위원장의 동정을 전했으나, 김 위원장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ㆍ영상 등은 보도하지 않았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세계의 시선이 김 위원장에게 쏠려 있는 상황으로, 김 위원장은 극적으로 재등장할 시기를 고르고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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