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동료 돕기 위해 복직…어려운 때 필요한 사람 돼 보람"
프랑스 그르노블 대학병원에서 파트타임 간호사로 근무 중인 로렌스 듀파르지 © 뉴스1 정경화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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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르노블=뉴스1) 정경화 통신원 = 프랑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의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의 노력과 역할이 재평가되고 있다. 최근 들어 매일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코로나19 환자 수와 사망자 수가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면서다.
제롬 살로몽 프랑스 질병통제국장에 따르면 프랑스에선 코로나19 유행 초기 중증환자 1만5000명을 포함해 모두 8만5000명이 병원에 입원했었지만, 이달 23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이 가운데 4만2000명이 퇴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25일 프랑스의 코로나19 일일 사망자 수는 369명으로 지난달 29일 이후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26일 오후 2시 현재 프랑스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2만4575명(사망 2만2856명 포함)으로 미국·스페인·이탈리아에 이어 여전히 전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상황이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프랑스 각 지역의 병·의원들은 일손이 부족해질 것을 우려해 의료진 모집 공고를 냈다. 이에 퇴직했거나 휴직 상태에 있던 전직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이 대거 자원에 나섰다.
프랑스 남동부 그르노블에서 소아과 의사 남편과 함께 4남매를 키우던 로렌스 듀파르지도 이 '용감한' 간호사들 가운데 1명이다.
지난달 25일 프랑스에선 수도 파리를 포함한 일드프랑스 지역 의료진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모루 628명이 이른다는 보도가 나왔다.
프랑스 파리 인근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돌보고 있는 간호사들 <자료사진>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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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듀파르지는 그로부터 닷새 뒤인 30일부터 그르노블 대학병원에서 파트타임 간호사로 근무하기 시작했다. 육아휴직으로 병원을 떠난 지 3년 만이었다.
듀파르지는 병원 상사의 도움 요청에 복직을 결정했다고 한다.
그르노블은 유럽 내 코로나19 진원국으로 지목된 이탈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 초기엔 지역 내 감염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그르노블 대학병원에선 다른 지역으로부터도 환자들을 받았다.
때로는 밀려드는 환자들 때문에 마스크·방호복 등 병원 내 개인보호장비(PPE) 비축분이 부족해진 적도 있었지만, 듀파르지는 "위생규칙을 잘 지키는 병원에서 일하는 게 까르푸 등 대형마트에서 장을 볼 때보다 오히려 더 안전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환자들은 격리 병동에서 생활하고, 의료진의 출입 또한 엄격히 제한되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현재 프랑스에선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대책의 일환으로 각급 학교의 휴교령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부모가 의료인인 경우 학교 및 유치원 교사들이 교대로 자녀들을 돌봐주는 시스템이 운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듀파르지는 복직이 결정된 다음날 곧바로 병원으로 출근하면서도 아이들 걱정을 덜 수 있었다.
아이들은 매일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도와주고 요리를 해주던 엄마가 갑자기 곁을 떠나자 서운해 하기도 했지만, 곧 그 이유를 이해하고는 새로운 생활에도 적응했다고 한다.
듀파르지는 "코로나 사태로 지쳐가는 병원 동료들을 조금이나마 도와줄 수 있고, 이 어려운 시기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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