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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김정은, 잠행 16일째…‘신상’ 두고 여야 엇갈린 시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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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매체, 공개활동 언급 없이 동정보도만

원산체류 힘 싣는 가운데 이상설 계속

정부·여권 잇달아 신변이상설 일축

윤상현 “10일내 등장 안하면 와병설 기정사실”

김병기 “이상가능성 0.0001%, 짠 등장할 것”

[이데일리 김미경·박경훈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잠행’이 보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당 정치국 회의 주재를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김 위원장의 공개행보 중단은 27일 기준으로 16일째다. 여야는 김 위원장의 신상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정작 북한 매체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는 여전히 “북한에 특이 동향이 없다는 입장이 유효하다”며 김 위원장의 건재 쪽에 무게를 실었다.

◇金 행적 오리무중 속 원산체류 힘 싣나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일상적 수준에 동정보도를 쏟아낼 뿐 신상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날 대내용 라디오매체인 조선중앙방송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을 적극 지원한 일군들과 근로자들에게 감사를 보내셨다”고 밝혔다.

원산갈마관광지구는 김 위원장의 원산 별장과 멀지 않은 곳이자 역점 사업으로, 그가 원산에 머무르고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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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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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5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김 위원장의 전용 추정 열차가 지난 21일 이후부터 원산의 기차역에 정차해 있는 것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경제 돌파전’을 강조하고 있는 김 위원장은 원산 일대에 호텔, 오락시설, 수상공원 등을 건설 중이다. 2차례 연기 끝에 지난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에 맞춰 완공할 예정이었으나, 관련 행사 보도가 없어 해당 일정에 차질이 예상되면서 김 위원장의 원산행 관측이 힘을 얻는 모양새다.

◇“심상치 않아”vs“건재” 與野 의견 분분

김 위원장을 둘러싼 ‘건강 이상설’이 좀처럼 가라앉고 있지 않는 가운데 여야 의견은 분분하다. 보수야당은 북한에 특이 동향이 없다는 정부·여당과 달리, ‘와병설’에 주목했다.

안보 전략 및 북한 전문가인 백승주 미래한국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건강(상태)이 어느 정도인지는 논란이 있으나 북한 반응 등을 볼 때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백 의원은 ”정부는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때도 ‘특이동향이 없다’는 똑같은 워딩이었다“며 “정부가 아는 대로 시원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무소속 윤상현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김 위원장의 건강 악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윤 외통위원장은 북한이 김 위원장 이상설에 반응하지 않는 점, 북한 매체가 정책 결정이나 인사 관련 내용을 보도하지 않는 점 등을 지적하면서 “적어도 1주일, 10일 안으로 김 위원장의 동정이 보도 안 되면 와병설이 기정사실화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냈다.

반면 정부·여당은 확산 차단에 나선 모습이다. 통일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도 밝혔듯 현재 북한 내부에 특이동향이 없음을 확인했다는 입장이 지금도 유효하다”며 재차 부인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도 전날 ‘한·중 비전포럼’에 참석해 “정보 평가의 과정과 근거에 대해 그 특성상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특이 동향이 없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 정도”라고 입장을 확고히 했다. 김병기 어민주당 의원도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 가능성은 0.0001% 이하일 것”이라며 “조만간 ‘짠’하고 등장할 것”이라고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썼다.

◇이상설 6년전 판박이…김정일 17년간 참배 3번

대북 전문가 상당수는 청와대를 비롯한 국가정보원이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다고 판단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를 예로 들면서 “당시 통신량이 급증했다. 뭔가 있었다면 우리나라 정보 당국이 파악했을 것”이라며 “‘특이 동향이 없다’는 정부 언급은 상당히 중요한 얘기”라고 강조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2014년 김정은 위원장이 약 40일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6년 전과 지금을 판박이라고 지적하면서 “당시 ‘군 총정치국장이 쿠데타를 일으켰다’ ‘연금설’ 등 황당한 소문이 나왔다. 북한체제의 폐쇄성과 일부 전문가, 언론의 신중하지 못한 분석 태도가 작용한 결과였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최근 또다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이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 참배를 집권 이후 처음 건너뛰면서 증폭됐다. 다만 반례도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7년 집권 동안 태양절을 계기로 한 참배는 2000년 , 2002년, 2008년 3회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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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상설에 휩싸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평양에서 열린 것으로 추정되는 당 정치국 회의 주재를 끝으로 보름여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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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노스가 공개한 21일에 촬영된 위성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 열차로 추정되는 열차가 원산의 김 위원장 휴양시설 인근 기차역에 정차한 모습이 확인됐다고 밝혔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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