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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이슈 세계 속의 북한

김정은 등장 말 아낀 트럼프···美 전문가 "핵개발 신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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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료·우라늄 생산 이중용도 시설,

순천공장 완공, 대규모 추출 가능

"2017년 7월 ICBM 발사 때 기공식,

핵개발 가속화하겠다 신호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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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월 1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왼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안남도 순천 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준공 테이프를 끊는 모습.[노동신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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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북한 순천 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나타났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아직 언급하지 않는 게 좋겠다"며 "적절한 시점에 할 말이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미 전문가와 언론은 순천 인비료공장이 북한 비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과도 연관된 이중용도(Dual USe) 시설이기 때문에 핵 개발과 관련됐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말을 보내기 위해 캠프 데이비드 별장으로 떠나기에 앞서 김정은 위원장이 순천 비료공장에 모습을 보인 데 관한 질문에 "나는 김정은에 관해 아직은 언급하지 않는 게 좋겠다"며 "우리는 적절한 시점에 그에 관해 할 말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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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주말을 보내기 위해 캠프 데이비드 별장을 떠나면서 김 위원장의 20일 만 순천 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보인 데 "김 위원장에 대해 아직 언급하지 않는게 낫겠다. 적절한 시점에 할 말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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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살아있는지 아느냐, 적어도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느냐는 거듭된 질문에도 "나는 그것에 관해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거듭 즉답을 피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11일 노동당 정치국회의 이후 20일 만에 등장했기 때문에 충분한 분석이 끝난 뒤에 입장을 밝히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질문을 받은 건 북한 조선중앙방송과 노동신문 등 관영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5월 1일순천 인비료공장 준공식 참석을 공개한 지 40분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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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이 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순천 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공개했다. 김 위원장 오른쪽으로 김재룡 내각 총리와 박봉주 국무위 부위원장이 수첩을 들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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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북한에서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잘 알지만 모든 것이 잘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상태에 대해서도 "지금 당장은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미 백악관과 국방부도 김 위원장이 이번에 20일 동안 잠행을 한 이유와 첫 공개 활동지로 순천 인비료공장을 택한 데 입장을 밝히기를 거절했다.

정통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은 자신의 사망설 소동을 20일 동안 지켜본 뒤 우라늄 농축시설로도 의심받는 순천 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건재를 과시했다"라며 "핵과 경제개발 병진노선으로 복귀하겠다는 신호인지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미 전문가는 순천 인비료공장이 민·군 겸용이 가능한 이중용도 시설로 북한의 비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과 연관된 시설로 의심하던 곳이어서 핵개발을 가속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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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한 순천 인비료공장. 마거릿 크로이 미들버리 국제연구소 연구원은 지난달 발간한 '북한의 이중용도 시설: 인산염 비료공장' 보고서에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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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크로이 미들버리 국제연구소 비확산센터 연구원은 뉴스위크에 "순천 인비료공장은 2017년 7월 북한의 두 차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직전 6월 16일 기공식을 했다"며 "북한의 비밀 핵개발 야망과 연결된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시험용 추출을 했다면 순천 인비료공장 완공으로 우라늄 추출 작업을 전면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고도 했다.

농업용 인비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인산을 매개로 우라늄 추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근에 순천 우라늄 광산까지 있다.

크로이 연구원은 앞서 지난달 6일 '북한의 이중용도 시설: 인산염 비료공장' 보고서에서 "북한은 인산염 비료생산 과정에 우라늄을 추출하는 데 성공한 나라 중 하나"라며 "북한이 연간 얼마나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느냐는 얼마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느냐로 직결된다"고 밝혔다.

특히 순천 인비료공장은 김 위원장이 올해 두 차례 방문한 것과 별도로 박봉주·김재룡 총리가 완공 전 9차례를 방문했을 정도로 중요한 곳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기존 남포 비료공장과 문평 제련소에서 고농축 우라늄의 원료인 팔산화삼우라늄(U3O8)을 연간 3800㎏씩 생산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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