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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김정은, 영상에선 약간 다리 절어… "20일 동안 행적 의문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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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활동재개 3대 관전포인트 / 靑 “ 다리 시술·수술은 없었던 듯” / “변화 없어”…코로나 피신에 무게 / ② 순천인비료공장서 등장 왜 / 식량문제 강조·강력한 해결 의지 / 코로나·경제난 정면 돌파 시그널 / ③ ‘오른팔’ 된 김여정 / 2인자 최룡해 대신 오른쪽 차지 / 서열 2위 넘어 오빠 메신저 역할

일각에서 ‘사망설’까지 나돌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잠행을 끝내고 북한 매체를 통해 ‘깜짝’ 등장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김 위원장 재등장으로 그의 건강을 둘러싼 추측은 잠재웠지만 잠행을 이어온 데 따른 의문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등장 무대로 비료공장을 선택한 것과 김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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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근거리 보좌 한때 사망설에 휩싸였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절인 1일 평안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준공 테이프를 끊고 있는 모습. 김 위원장의 왼쪽 뒤편에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모습도 보인다. 노동신문·뉴스1


◆불편해 보이는 다리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 2일 김 위원장이 노동절을 맞아 1일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일제히 보도하며 그의 모습을 영상과 사진을 통해 공개했다.

조선중앙방송의 보도를 보면 김 위원장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걸어가 단상 위에 오르고 환한 표정으로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기도 하며 담배를 피우는 등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건강에 심각한 이상이 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걸을 때 약간 저는 듯한 불편한 모습과 느릿느릿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시적으로나마 경미한 병증을 나타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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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가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안남도 순천에 있는 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3일 “김 위원장이 현재 대체로 건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도 다리를 약간 절고 있는 점에 비추어볼 때 4월15일 태양절 때에는 지금보다 훨씬 다리가 불편한 상태였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그러나 이날 기자들을 만나 “김 위원장의 걸음걸이가 달라졌다는 이유 등을 들며 수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김 위원장이 수술받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벼운 시술도 받지 않은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며 “(그렇게) 판단한 근거는 있지만 밝히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15일 김 위원장이 집권 후 태양절마다 빼놓지 않았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하지 않으면서 신변이상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번에 공개된 김 위원장의 평소 모습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그동안 그가 코로나19로 인해 평양에서 피신해 있었다는 분석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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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사진은 준공식 현장에서 자신감에 찬 김 위원장의 모습.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비료공장에서 등장 왜

김 위원장이 잠행 끝에 다시 등장한 순천인비료공장은 북한의 식량문제를 강조하고 해결하기 위한 상징적인 장소로 평가된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준공식에서 “순천인비료공장의 완공은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이후 이룩한 첫 성과이며 우리나라 화학공업을 한 계단 도약시키는 데서 중요한 계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북한은 농업 생산을 늘려 식량난을 해소하기 위해 2017년 순천인비료공장을 착공했다. 김 위원장이 앞서 지난 1월 6일에도 올해 들어 첫 현지지도 장소로 순천인비료공장을 찾아 대북 경제제재를 자력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와 관련,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에 비료난부터 시작해 식량난, 경제난이 왔었다”며 “순천인비료공장은 코로나19와 대북제재 국면에서 경제난 전면돌파전이라는 통치코드에 맞게 강조점을 둘 수 있는 대상지이자 첫 성과물을 낼 수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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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김여정 존재감 과시

이번 준공식에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 제1부부장의 위상이 한층 강화된 듯한 모습도 눈에 띄었다. 김 제1부부장은 준공식에서 김 위원장의 바로 오른편에 앉았다. 통상 이 자리에는 공식 서열 2위인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앉지만 이번에 그는 불참했다. 공식 서열과 관계없이 ‘백두혈통’으로서 김 제1부부장의 존재감이 한층 강화된 모습이다.

홍 실장은 이에 대해 “김 제1부부장은 대외적으로 김정은 의중을 담은 메시지효과가 강하다는 점에서 일반 관료가 할 수 없는 효과를 강조하거나 대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2인자라기보다는 북한 체제 내에서 여러 사안에 골고루 개입하며 솔직한 상황을 알려주고 김 위원장이 판단할 수 있도록 메신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백소용·박현준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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